[섬유쿼터제 이달말 완전폐지]美-中 환율이어 ‘섬유전쟁’

  • 입력 2004년 12월 6일 18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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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간 유지돼 온 국제 섬유 쿼터제(수입물량 제한)가 세계무역기구(WTO) 협정에 의해 올해 말로 완전 폐지됨에 따라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섬유대전(大戰)이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미국은 쿼터제 폐지로 밀려들어올 중국산 섬유제품을 또 다른 형태의 쿼터제로 막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중국은 이를 용인하지 않고 무역보복에 나설 태세다. 섬유제품이 5대 수출 품목인 한국도 쿼터제 폐지 후 경쟁력을 시험 받을 수밖에 없다.》

▽미중(美中) 일촉즉발=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자국 내 섬유 및 의류업자의 거센 요구로 중국에 대해 새로운 쿼터제를 적용할 계획이다. 중국은 이에 맞서 미국산 면화와 콩 등을 대상으로 보복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크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6일 보도했다.

미키 캔터 전 미 상무장관은 최근 “30년간 효력을 발휘했던 다자간 섬유협정 체제가 올해 말로 끝나면 한판 전쟁이 불가피하다”고 역설했다.

쿼터제가 폐지되면 미국 시장에서 중국산 섬유의 점유율이 순식간에 50%로 뛰어오르는 반면 미국과 유럽연합(EU)은 물론 중국을 제외한 개발도상국들이 큰 피해를 볼 것이라고 캔터 전 장관은 지적했다.

54개국의 96개 섬유단체가 모여 만든 세계섬유무역연맹(GAFTT)은 최근 “쿼터제 폐지로 중국이 세계 섬유시장의 80%까지 차지하는 것은 물론 전 세계에서 3000만 개나 되는 일자리를 앗아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과 보조 맞추는 EU=미 섬유업계는 중국의 대미(對美) 섬유 수출 증가율을 연간 7.5% 이내로 제한해야 한다는 청원을 내며 부시 행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미국이 또다시 중국산 섬유 수입을 제한하려는 것은 중국이 WTO에 가입하면서 한 2001년 협약에 근거를 두고 있다. 국내 산업이 붕괴될 정도로 중국산 제품의 수입이 급증하거나, 위협이 가시화되면 2008년까지 수입물량 증가율을 연간 7.5%로 막는 긴급수입제한조치(세이프가드)를 발동할 수 있게 안전판을 마련해둔 것.

미국이 중국산 섬유에 대해 새 쿼터제를 도입하면 EU도 그동안 중국 인도 등에 적용해 온 특혜관세를 폐지하는 등의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반발하는 중국=중국은 3, 4개 정도의 섬유품목에서 새 쿼터가 부과되는 것까지는 인정하겠다는 복안이다. 하지만 미국과 EU의 제재가 선을 넘으면 보복 조치에 나서겠다고 공공연히 밝히고 있다.

김동원 기자 davi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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