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한국기업 ‘본격 헌팅’…“자동차-전자-화학 투자” 독려

  • 입력 2004년 12월 1일 18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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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대한 중국의 직접투자 규모가 올해 들어 9월까지 지난해의 10배 이상으로 급증하면서 중국의 한국기업 사냥이 본격화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자국 기업이 한국의 자동차, 전자, 화학공업 분야에 투자하도록 적극 독려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전문가들은 국내 기업의 핵심기술이 중국으로 유출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하되 국내 산업구조 조정에 도움이 되는 중국의 직접투자는 적극 유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일 산업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1∼9월 중국의 대한(對韓) 직접투자는 447건, 5억8440만달러(약 6132억원)로 지난해 직접투자 규모(5023만달러)의 10배 이상으로 크게 늘었다.

투자 건수는 지난해(522건)에 비해 줄었지만, 투자 규모가 대형화되면서 직접투자 액수가 급증한 것이다.

중국의 대한 직접투자 규모는 2000년 7650만달러(1165건), 2001년 7042만달러(812건), 2002년 2억4940만달러(442건) 등으로 투자 규모가 커지고 있다.

올해 9월 중국 국영석유회사인 시노켐은 국내 정유업체인 인천정유를 5억달러에 인수하기로 본 계약을 체결했다.

한국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중국 상무부는 최근 세계 67개국을 중심으로 ‘대외 투자국별 산업지도 목록’을 발표했다.

중국 정부 차원에서 해외 직접투자 관련 지침을 공개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중국이 외자유치 일변도의 정책에서 벗어나 해외 투자유치 정책으로 전환하고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투자목록에 따르면 한국의 경우 자동차 등 3개 제조업 분야가 투자 유망산업으로 지정됐다.

최근 중국 상하이자동차의 쌍용자동차 인수, 시노켐의 인천정유 인수 등의 대형 기업 인수합병(M&A)이 이뤄진 것도 중국 정부의 이 같은 방침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다.

산업연구원 김화섭(金化燮) 연구위원은 “중국 정부는 첨단기술 확보와 위안화 절상 압력 등을 피하기 위해 해외투자를 장려하고 있다”며 “중국의 자본과 한국의 기술을 결합하는 형태의 분업체계를 구축해 한국의 산업 경쟁력을 높이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용기자 par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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