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업계 ‘南伐’ … ‘철옹성’ 일본공략 잇달아 성공

  • 입력 2004년 11월 15일 17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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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후의 철옹성인 일본 시장을 뚫어라.’ 선진국 후진국을 가리지 않고 세계 각국에 진출해 높은 실적을 올리고 있는 한국 가전업체에 일본은 마지막 남은 대형시장. 그러나 소니 마쓰시타 도시바 등 일본 업체들이 시장을 굳건히 지키고 있어 여러 차례의 공략에도 좀처럼 진출에 성공하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한국의 가전업체들이 ‘가전 산업의 종주국(宗主國)’인 일본 시장의 틈새를 파고들며 잇따라 높은 성과를 올리고 있다.》

15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LG전자가 올해 3월 일본 시장에 내놓은 ‘2도어 콤비 냉장고’ 5개 모델이 10월 말까지 6만대 이상 판매됐다. 이는 연간 목표인 5만대를 이미 넘어선 것으로 회사측은 연간 목표를 8만대로 상향조정했다.

LG전자는 “일본에서는 문이 5, 6개인 냉장고가 주류(主流)를 이루고 있다”면서 “문을 2개로 줄인 대신 냉동 기능을 강화한 것이 소비자의 기호 변화와 맞아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또 일본 특유의 바닥재인 ‘다다미’를 청소하는 데 적합한 진공청소기 ‘쿠리마루’를 내놓아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LG전자 일본 법인은 일본 유명 유통업체들과 협력해 개발한 이 제품으로 올해 들어 이미 50(약500억원)억엔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LG전자는 최근 일본 제품에 비해 가격이 저렴한 플라스마디스플레이 패널(PDP) TV와 초박막 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LCD) TV 등의 수출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폭발적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일본의 MP3플레이어 시장을 겨냥해 8월 소형 MP3플레이어인 ‘YP-T5’를 일본 시장에 내놓았다. 삼성전자는 최근 도쿄 등지에서 대규모 사회 공헌 이벤트를 개최하면서 이 제품에 대한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대우일렉트로닉스도 올해 일본에서 연간 목표치인 15만대 이상의 냉장고를 무난히 팔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지 가옥 구조를 고려해 소음을 낮추고 크기를 줄인 것이 판매 호조의 비결로 최근 일본 외국산 냉장고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아직은 일본 가전시장의 ‘틈새’ 공략에 주력하고 있지만 이미 한국의 가전제품이 가격뿐 아니라 기술력이나 디자인까지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어 머잖아 대일(對日) 가전 수출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중현기자 sanju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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