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늘구멍 뚫어라… 금융회사 취업 올해도 ‘좁은문’

  • 입력 2004년 10월 7일 17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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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보험 증권 등 금융회사에 취업하기가 올해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회사들은 올해 말까지 예년과 비슷하거나 다소 적은 인원을 공개 채용할 계획이다.

시중은행들은 작년보다 다소 적은 700명가량의 신규 행원을 뽑을 계획이다. 보험회사와 증권회사의 공채 규모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다. 카드회사들은 대부분 올해 신규 인력을 채용하지 않는다.

취업정보업체인 리크루트가 8월 말 조사한 23개 금융회사의 하반기 채용 예정인원은 324명으로 지난해에 비해 14.7%(56명) 줄어들 전망이다.

▽금융회사, 왜 인기인가=무엇보다 다른 업종에 비해 연봉이 높은 편이다. 초임 연봉이 은행은 3000만∼3500만원, 보험사는 3000만∼3200만원으로 일반 대기업(2500만∼3000만원)보다 높다.

사원들의 교육훈련에 공을 들이는 점도 인기 요인. 국민은행의 경우 미국 20위권 경영학석사(MBA) 과정에 대한 입학 허가를 받으면 수업료와 생활비를 모두 대준다.

상당수 금융회사는 인력 구조조정을 끝냈거나 진행 중이다. 따라서 새로 들어가는 직원은 신분 보장 면에서도 유리하다.

▽어떤 인재 찾나=사람을 잘 사귀고 대하는 능력을 으뜸으로 친다.

종전처럼 서류전형→필기시험→면접으로 뽑는 곳은 거의 없다. 은행들은 조별 토론, 프레젠테이션 등을 중시한다. 보험회사는 두세 차례의 면접과 적성검사로 인재를 고른다.

변호사 공인회계사(CPA) 세무사 등 자격증 소지자를 우대한다. 하지만 주로 서류전형 과정에 한한다. 면접이나 토론 프레젠테이션에서는 자격증은 물론 출신 학교나 지역, 성별, 연령 등을 따지지 않는다. MBA 출신도 떨어지는 경우가 흔하다.

국민은행 인사팀 김동익 차장은 “완성된 인재보다는 적합한 재목을 찾는다”고 말했다.

지금 똑똑해 보이는 사람보다 2, 3년 훈련했을 때 최고가 될만한 자질을 갖춘 사람을 선호한다는 것.

▽시험 준비요령=‘10년 뒤 당신의 모습을 그려보라’는 면접관 질문에 “결혼해서 아이를 낳고…” 운운하면 곤란하다.

금융전문가로서의 비전과 계획을 묻는 질문이기 때문이다.

시험장에서는 일거수일투족이 모두 채점 대상이다. ‘별명이 뭐냐’라는 질문도 응시자의 대인관계와 사회성을 파악하기 위한 것이다.

채용담당자들은 “전문금융인으로서 미래를 차분히 설계해 보는 게 중요하다”고 말한다.

신문을 숙독해 최근 사회 흐름을 파악하고 나름의 시각을 갖출 필요도 있다는 조언이다. 금융업 환경이 급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철용기자 lc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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