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엇갈린 전망]“60달러도 돌파” vs “25달러로 폭락”

  • 입력 2004년 9월 29일 18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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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허리케인 피해와 나이지리아의 정정(政情) 불안 등으로 국제 유가가 올해 안에 배럴당 60달러를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반면에 산유국의 증산 등에 힘입어 내년에는 현재의 절반 수준인 25달러까지 폭락할 것으로 내다보는 전문가들도 있다.

▽유가 급등 배경=미국 플로리다주 등 멕시코만 일대의 허리케인 피해가 직접적인 배경이 됐다.

베네수엘라 등 주변 산유국의 원유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고 미국 등 소비국의 수급에도 문제가 생길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아프리카 최대 산유국인 나이지리아에서 반정부 무장단체 ‘니제르 델타지역 민병대(NDPVF)’가 27일 대(對) 정부 전면전을 선언한 것도 유가 급등의 배경이 됐다.

이 때문에 영국계 로열 더치 셸은 나이지리아 샌터바버라의 원유 생산기지를 일시 폐쇄하는 등 치안 불안이 석유 생산량 축소로 이어지고 있다.

▽“60달러 돌파한다”=미국의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유가의 장기 가격 흐름은 이미 상승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며 “의미 있는 수준의 원유 선물매도로 인한 유가 급락이 발생하기 전까지 배럴당 61달러 선에 도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와초비아증권의 제이슨 셴커 연구원도 “원유 재고 급감과 난방유 가격 상승, 공급 차질에 따른 프리미엄 확대가 지속되고 있다”면서 “이는 겨울철 가격 급등 국면의 시작일 뿐”이라고 경고했다고 CNN머니가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25달러로 폭락할 것”=유가에 거품이 형성돼 있다고 주장하는 분석가들은 산유국의 증산 소식,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잉여생산능력에 주목하고 있다.

이코노미닷컴의 소스턴 피셔 수석연구원은 “산유 능력을 하루 50만배럴 늘리겠다는 사우디아라비아의 발표는 아직도 세계가 충분한 석유 생산 여력을 보유하고 있음을 입증하는 것”이라며 “갑작스럽고 급격한 유가 추락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베어스턴스의 프레데릭 로이퍼 연구원도 OPEC가 수요보다 하루 270만 배럴 많은 석유를 생산하고 있는 점 등을 근거로 “내년 유가가 배럴당 25달러 선으로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차지완기자 c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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