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빙/현장에서]구자룡/소비자 지갑 여는 ‘웰빙’

  • 입력 2004년 9월 6일 16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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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턴가 ‘웰빙(well being)’이 우리 사회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지존’으로 등극했다. 웰빙이라는 수식어를 붙이지 않으면 경쟁력을 가질 수 없는 제품과 분야가 넓어지고 있다.

식품 음료 약품은 물론 아파트 여행 등 ‘웰빙’에는 끝이 없다.

미국에서 ‘로하스족’이라고도 불리는 웰빙족은 자신의 건강뿐 아니라 후대에 물려줄 지속 가능한 소비기반을 생각하는 소비자들을 일컫는다고 한다. 또 영국의 ‘다운 쉬프터’라는 웰빙족은 ‘고액 연봉을 포기하고 한적한 시골로 낙향해 삶의 여유와 인생을 즐기는 사람’들이라고 한다.

국내에서는 뚜렷하지 않다. 다만 업계에서는 ‘웰빙’ 개념이 모호함에도 최근 몇 년간 ‘내수’를 진작시키는 데 큰 기여를 했다고 평가한다.

즉 과거에도 있었던 제품과 제품의 기능들이 ‘웰빙’이라는 날개를 달고 소비자들에게 더욱 인기를 누리고 있다는 것.

비타민이 대표적인 경우다. 즉 ‘웰빙 건강보조식품’으로 인식되면서 사실상 과거에 비해 효능에서 별 차이가 없는 제품도 인기가 치솟고 있다. 덩달아 ‘비타’ 음료까지 큰 인기다.

유기농 건강식품, 천연섬유 및 기능성 의류, 아로마 제품 등이 새삼 ‘웰빙형’으로 주목을 받으면서 관련 업체의 매출이 크게 오르기도 했다.

국내에서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제품은 품질을 중시하면서도 사치품이 아니어서 소비를 건전하게 유도하는 기능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다만 ‘웰빙’이라는 이름을 빌려서 소비자들을 눈속임하는 경우는 없는지 걱정된다. 일각에서는 웰빙의 개념이 시들해지고 있어 웰빙을 대체할 만한 ‘포스트 웰빙’이 나타나주기를 고대하기도 한다.

구자룡 기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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