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기업24시/인천금속 "떠나는 이 없어요"

  • 입력 2004년 8월 10일 20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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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남동공단에 있는 ㈜인천금속의 직원들은 “‘평생직장’에서 일하고 있다”는 자부심이 가득하다.

디젤자동차 엔진부품을 생산하는 이 회사의 현장 직원을 포함한 50여명의 직원 대부분은 1987년 회사 설립 때부터 한솥밥을 먹어왔다.

“우리 회사는 제조업체 중에서도 가장 일하기 힘든 대표적 3D업종”이라는 이 회사 이윤호 사장(53)의 말을 빌지 않아도 엔진부품 생산업은 근로자 이직이 잦은 업종. 그런데도 직원들이 직장을 옮기지 않고 신명나게 일하고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그것은 ‘현장검증’을 통해 인력을 관리하는 경영방침에서 찾을 수 있다.

현장직 사원의 학력은 국졸에서 고졸까지 다양하다. 회사는 직원의 개인적인 성향과 능력에 맞춰 그에 맞는 공정에 배치하려 노력한다. 과장급이상 간부들이 모여 회의를 한 뒤 해당 직원이 가장 뛰어난 능력을 보이는 공정에 배치해 일에 대한 흥미를 갖게 하는 것.

이는 직원 스스로 일에 대한 자신감을 갖게 해 생산성을 높이는 밑거름이 되고 있다.

이 사장이 현장 직원을 챙기는데 소홀하지 않은 것은 인하대 공대를 졸업한 뒤 11년간 그 자신이 현장에서 일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1560도의 용광로에서 끓인 쇳물을 형틀에 부어서 제품을 만드는 일을 직접 해본 엔지니어 출신인 그는 현장 일이 얼마나 고된 지 누구보다 잘 안다. 그래서 현장 직원들의 애로사항을 듣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이 사장은 “힘든 일을 하는 직원이 일로 스트레스를 받지 않아야 효율을 높일 수 있다”며 “직원의 마음이 편해야 회사도 잘 돌아가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5년 전의 일이다. 한 직원이 느닷없이 이 사장을 찾아왔다.

그는 대뜸 “아파트를 구입해야하는데 제가 받을 퇴직금에서 주택구입비를 빌려 주세요”라고 요구했다.

이 사장은 이 직원을 ‘모범사원’으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다음날 퇴직금에다 모자라는 주택자금을 얹어 조건 없이 그냥 줬다.

그 직원은 이후 마치 자기 자신의 회사인 듯 열성적으로 회사일에 헌신했다. 이 일은 다른 직원들에게도 큰 영향을 미쳐 스스로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는 사풍(社風)을 만들어 내는 계기가 됐다.

차준호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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