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올림픽인가=삼성이 올림픽 스폰서십을 따려 할 때 내부에서 상당한 반대가 있었다. “수천만달러를 투자할 가치가 있느냐” “올림픽보다는 경기장 안에 직접 광고판을 설치할 수 있어 브랜드 노출이 쉽고 비용도 싼 월드컵 스폰서가 낫다”는 의견이 많았다.
그러나 삼성은 올림픽을 선택했다. 브랜드 노출보다는 프리미엄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심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 삼성 구조조정본부 김태호 상무는 “올림픽이 상업성보다는 아마추어 정신을 강조하고 최고의 일류만 모인다는 이미지를 갖고 있어 브랜드 이미지를 올리는 데는 올림픽이 최적”이라고 설명했다.
▽송곳 전략=코카콜라 코닥 맥도널드 파나소닉 스와치 비자 등 11개 올림픽 스폰서 기업 중 삼성전자는 투자 대비 효율이 가장 높다. 삼성이 무선통신기기 부분의 스폰서지만 휴대전화의 브랜드 이미지가 올라가면서 ‘후광(後光)효과’가 작용, 디지털 가전제품이나 액정화면(LCD), 반도체 등 삼성의 다른 제품에도 확산되기 때문.
삼성은 이를 ‘송곳 전략’ 또는 ‘일점(一點) 돌파전략’이라고 부른다.
90년대 중반 삼성의 전체 브랜드가 중저가 이미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을 때 우선 신제품의 브랜드 이미지를 초일류로 올리는 데 집중한 뒤 개선된 이미지를 다른 제품으로 확산시키자는 전략. 중저가 이미지의 아날로그 TV 등 가전제품의 이미지를 먼저 개선한다는 전략을 선택했다면 지금 같은 효과를 누리기 어려웠다는 것이 광고업계의 평가다.
▽유럽시장 넓히기=삼성은 아테네 올림픽을 계기로 유럽 휴대전화시장에서 3위인 삼성의 위치를 2위로 끌어올린다는 야심을 갖고 있다.
이를 위해 아테네 올림픽의 마케팅 주제를 ‘무선 올림픽’으로 정하고 1억달러에 이르는 마케팅 비용을 쏟아 붓고 있다.
조직위, 선수단 및 언론에 삼성의 휴대전화를 공급하는 한편 무선 단말기로 올림픽과 관련한 정보를 검색할 수 있는 와우(WOW·Wireless Olympic Works) 서비스를 제공해 삼성의 기술력을 지구촌에 각인시키고 있다.
제일기획 이벤트팀 이도훈 국장은 “삼성전자와 제일기획 담당자 300여명이 4년간 준비한 올림픽 마케팅을 선보임으로써 한국이 이제 마케팅에서도 글로벌 강자임을 보여 주겠다”고 강조했다.
이병기기자 eye@donga.com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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