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헌재 사의說' 관가 술렁

  • 입력 2004년 7월 20일 06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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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헌재(李憲宰·사진)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사의를 표명했다는 설이 19일 나돌면서 경제부처와 금융계에 한때 ‘비상’이 걸렸다.

이와 관련해 이 부총리는 18일 김우식(金雨植) 대통령비서실장과 통화한 것으로 밝혀져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 부총리의 사의설이 급속히 퍼진 것은 그가 21일로 예정된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를 갑자기 취소한 것이 계기가 됐다.

한 방송사는 19일 오후 “이 부총리가 현직에서 물러나 있을 때 국민은행에서 자문료를 받은 것과 관련해 도의적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재경부는 이에 대해 즉각 ‘사실 무근’이라는 해명자료를 냈다. 재경부 고위 당국자는 “이 부총리와 통화한 결과 사의를 표명했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청와대도 즉각 부인했다. 김종민(金鍾民) 청와대 대변인은 “이 부총리가 노무현 대통령을 포함해 청와대 누구에게도 사의를 표명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청와대의 다른 고위 당국자는 “설령 사의를 표명한다고 해도 청와대로선 수용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한편 본보 취재 결과 이 부총리와 김 실장은 18일 전화통화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두 사람이 최근 상황에 대해 이야기를 했으며 오해가 풀린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이 부총리는 과거 국민은행에서 자문료를 받은 사실이 뒤늦게 공개되면서 ‘마음 고생’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이헌재 흔들기’라는 관측도 나왔다.

이런 점을 종합할 때 ‘이헌재 사의설’은 일단 수그러들었지만 ‘휴화산(休火山)’이란 관측이 적지 않다.

현 정부 안에서 ‘실용주의의 대표주자’격인 이 부총리는 이른바 ‘개혁세력’과 ‘코드’가 다소 맞지 않으며 이런 한계를 때로 느끼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그가 정부 ‘경제팀 수장(首長)’으로서의 역할에 한계를 느끼면 자리에 그리 집착하지 않을 것이란 시각이 적지 않다.

공종식기자 kong@donga.com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송진흡기자 jinh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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