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제약회사는 벤처기업 수준”

  • 입력 2004년 6월 24일 17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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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기준으로 보면 한국 제약회사는 벤처기업 수준.’

CJ 이장윤 부사장은 최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주관한 ‘21세기 제약산업 발전방안’ 세미나에서 한국 제약산업을 이 같이 진단했다.

지난해 국내 의약품 시장규모는 약 6조원(매출 기준)이고 제약회사는 300개 정도 된다.

전문가들은 한국 제약산업도 미래를 위해 변화를 모색할 때가 됐다고 지적한다.

▽회사 규모가 작아 연구개발 어렵다=제약협회에 따르면 연간 생산액이 1000억원 이상인 제약회사는 18곳이다. 이들 회사는 전체 생산액의 약 40%를 차지한다. 나머지 제약회사는 1개 또는 2개 의약품을 생산해 몇몇 병원에 납품하는 수준이다.

12월 결산 37개 국내 제약사의 2003년 매출액은 3조5370억원이었다. 연구개발비는 1448억원으로 매출액의 4%, 순이익은 매출액의 7% 수준이다.

외국 제약사가 매출액의 12∼28%를 연구개발에 투자하는 것과는 격차가 크다.

제약산업 연구기관인 IMS헬스코리아 장석구 대표는 “외국 제약회사는 막강한 자금력과 신약개발 능력을 토대로 한국시장에 들어와 1990년대 초반 13∼14%에 불과했던 시장점유율을 현재 33∼34%까지 끌어올렸다”고 말했다.

▽국내 제약산업이 살 길은=장 대표는 “신약을 개발하고 임상실험을 거쳐 상품화하기까지는 8∼12년, 비용은 5억달러(약 5750억원) 정도 필요하다”며 “국내 제약회사는 인수합병(M&A)을 통해 규모를 키우고 연구개발 투자액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제약회사의 현실적인 대안으로 떠오르는 것은 개량신약 개발.

한미약품과 SK제약은 최근 고혈압 치료제 분야의 개량신약을 개발해 식품의약품안전청의 판매 허가를 받았다.

고혈압 치료제는 1991년부터 미국 화이자가 독자 개발한 ‘노바스크’가 한국시장을 독점해왔다. 2003년 제조특허가 끝나는 것을 계기로 국내 제약회사가 제조방법은 다르지만 효능은 같은 치료제를 개발한 것.

김두영기자 nirvana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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