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자금난에 잠못든다

  • 입력 2004년 6월 15일 17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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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 경기의 급랭으로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는 건설회사들이 회사채 발행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시중은행들은 잇달아 건설회사에 대한 신규대출 조건을 강화하고 있어 건설업계의 자금난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15일 한국채권평가에 따르면 건설회사 발행 채권액이 1∼3월에 600억∼900억원대에서 4월 이후 1000억원대로 늘어났고 이달 들어서는 11일까지 1900억원으로 급증했다.

이에 따라 회사채 발행시장에서 건설회사의 비중도 높아져 지난달 5%에서 이달에는 12%가량으로 늘어났다.

진소라 한국채권평가 회사채평가담당은 “건설회사의 회사채 발행이 주택건설 경기가 좋았던 2001∼2002년에는 거의 없다가 2003년 하반기 이후 늘기 시작했다”며 “그만큼 건설사들의 자금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처럼 건설회사가 채권발행을 늘리는 것은 당장 필요한 자금이 부족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건설공사 수주액이 줄고 건축허가 면적이 줄어드는 상황이기 때문.

건설 경기 호황에 대비해 투자재원을 확보하기 위한 채권발행은 아니라는 게 건설업계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부동산개발회사 S사의 K사장은 “부동산 경기의 급랭으로 기존 아파트를 팔고 새 아파트로 입주하려던 실수요자들의 발이 묶이면서 아파트 입주율이 크게 떨어졌다”며 “잔금 등을 받아 경영자금으로 활용하려던 일부 건설업체의 경우 자금난을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은행들이 건설사에 대한 신규 대출을 줄이려는 움직임이 잇따르고 있다.

조흥은행은 최근 신용이 부실한 건설회사에 대해선 영업점장의 전결을 금지하는 것 등을 담은 ‘건설 관련 업종에 대한 여신 운용 기준’을 마련해 시행하도록 했다.

우리은행도 건설업종을 ‘신규여신 억제 업종’으로 분류해 신용도가 낮은 경우 대출을 가급적 자제하고 있다.

건설교통부 도태호 건설경제담당관은 “올해 들어 5월 말까지 부도 건설회사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가량 늘어났다”며 “당분간 건설 경기의 냉각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자금시장마저 경색될 경우 자금난과 이에 따른 부도 업체의 증가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황재성기자 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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