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鐵의 亂’ 후폭풍 밀려온다…원자재 인상분 가격 반영

  • 입력 2004년 4월 6일 18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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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제의 과열로 작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철광석 값의 인상 여파가 후방산업에 밀려오고 있다.

가전, 자동차, 타이어, 악기업체 등 소비재 기업들도 하반기에 내놓을 신상품부터 원자재 값 인상분을 가격에 반영할 예정이다.

동국제강은 16일 주문분부터 조선용 후판(厚板) 가격을 t당 52만5000원에서 59만5000원으로 7만원 인상한다고 6일 밝혔다. 동국제강은 한 달 전에도 조선용 후판 가격을 t당 6만5000원 올렸다.

INI스틸도 고철 가격 상승분을 반영하기 위해 6일 판매분부터 H형강, 일반형강 등 형강류의 가격을 t당 59만8000원에서 62만5000원으로 2만7000원 인상했다. INI스틸은 한 달 전에도 가격을 t당 4만원 올렸다.

현대하이스코와 유니온스틸 등도 4월부터 자동차, 가전회사, 건자재업체, 음료업체에 공급하는 냉연코일의 t당 판매가격을 20% 이상 올렸다.

핫코일(열연코일)과 냉연코일, 후판, 선재 등 대부분의 철강제품을 생산하는 포스코도 곧 제품가격을 올릴 계획이다.

연초에 가격을 올린 이들 업체가 또 가격 인상에 나선 것은 신일본제철, JFE스틸 등 일본 고로(高爐)업체들이 올 2·4분기(4∼6월) 한국에 대한 수출가격을 30% 올리는 등 국제가격이 오르고 있기 때문. 자동차와 가전업체 등은 소비자의 저항을 고려해 기존제품 값을 올리지 않고 신제품 가격에 인상분을 반영할 방침이다.

LG전자 관계자는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 백색가전은 철판가격이 원가의 10%를 차지하는데 작년 말부터 철판가격이 크게 올라 부담이 되고 있다”며 “내수가 좋지 않아 즉시 가격에 반영할 수 없다”고 밝혔다.

철판가격이 매출원가의 10%를 차지하는 자동차업체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원재료 값의 인상으로 부품업체들이 납품 값을 올려달라고 아우성이고 철판공급 가격도 금년 들어서만 30% 이상 올랐기 때문. 코일 스프링을 자동차업체에 납품하는 대원강업의 방희용 이사는 “철강 가격이 올해 들어 29% 올랐지만 현대, 기아차가 납품가를 25% 올려줘 한숨 돌렸다”고 말했다.

GM대우자동차 관계자는 “당장 소비자 가격을 올리기는 어려워 새로운 차종을 내놓거나 연식을 바꿀 때 가격에 반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선업체들도 신규 수주분부터 원자재 값 인상을 가격에 반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병기기자 eye@donga.com

이나연기자 larosa@donga.com

이은우기자 lib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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