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애완견 구입-건강관리/콧등 젖어 있어야 “건강”

  • 입력 2004년 3월 15일 19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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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벌이 부부인 신명수씨(40)는 가려움증으로 고생하는 아이들 때문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얼마 전 시누이가 애견 가게에서 아이들에게 개 한 마리를 사줬는데 그 개에게 피부병이 있었는지 아이들한테 옮은 것. 치료비만 벌써 30만원 이상 들었다. 애완견을 키우는 회사원 김형철씨(29)는 “같은 예방접종이라도 어떤 곳에서는 1만5000원, 다른 곳에서는 2만5000원 달라고 하는 등 가격차가 심해 동물병원을 찾을 때마다 바가지를 쓰지 않나 의심하게 된다”고 말했다.》

최근 경기불황의 여파로 키우던 강아지를 내다 버리기도 하지만 ‘견권’이 논의될 만큼 개를 키우는 가정이 늘고 있다. 개 주인들은 아파트 주민들의 불만이 제기되거나 개가 아플 때 가장 곤혹스럽다.

▽애견시장 침체=애견가게와 동물병원이 늘어선 서울 충무로 ‘애견골목’은 15일 오후 무척이나 한산했다. 40여개의 가게 간판이 걸려 있는 가운데 10여개가 아예 문을 열지 않았다. 대형 가게 가운데서도 몇 군데를 빼고는 강아지를 많이 진열해 놓지도 않았다. 개를 보러 온 사람들도 손에 꼽을 정도였다.

월드컵애견센터 직원 김기현씨(33)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매출이 평소의 절반 가까이로 줄었고 개 값도 50%가량 내렸다”며 “작년 초 30만원 하던 강아지는 15만원이면 살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지역 애견 가게 임대료는 한 달에 150만∼200만원 사이. 지난해 하반기 이후 임대료를 내지 못해 문을 닫는 가게가 늘고 있다.

오프라인 시장이 침체되면서 애견시장은 온라인으로 활로를 찾고 있다. 인터파크에서는 2월부터 건강진단서가 달린 강아지를 팔고 있다. 10개월 무이자 할부가 되는 데다 마음에 들지 않으면 즉시 반송할 수 있어 인기. 말티즈(24만원대), 시추(24만원대) 등이 잘 나간다.

▽건강한 강아지 사서 키우기=충무로에서 동물병원을 열고 있는 한국동물보호연구회장 윤신근 박사(50·수의사)는 “처음부터 건강한 강아지를 분양받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건강한 강아지를 판별하기 위해 윤 박사는 △눈이 초롱초롱 빛나고 △콧등이 젖어 있으며 △들었을 때 묵직하고 △활기 넘치는가를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아지를 산 뒤에는 사람과 마찬가지로 건강관리를 해야 한다. 음식물을 통한 식이요법과 운동이 가장 중요하다. 사람이 먹다 남긴 것을 주지 말고 개 사료 위주로 먹이는 게 좋다. 자주 밖에 데리고 나가 운동도 시켜야 한다. 운동을 하지 않는 개들은 사람과 마찬가지로 비만 당뇨 중풍 고혈압 등 노년성 질환에 걸리기 쉽다.

▽동물병원 가격 들쑥날쑥=김포공항에 입점해 있는 아이러브펫에서는 혈액분석기 화학분석기 등을 동원하는 검사가 3만∼4만원이다. 충무로의 애견종합병원에서는 5만원선이다. 집에서 가깝고 믿을 만한 ‘주치의’를 개발하는 게 가장 좋다.

병원비가 일정치 않다 보니 인터넷 동호회를 통해 애견용 약을 공동구매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일반인도 동물용 약을 다룰 수 있기 때문.

대림동물병원 주병구 원장(41·서울시 수의사협회 총무이사)은 “소비자도 헷갈리고 수의사도 기준이 필요하기 때문에 정부에서 가이드라인을 어느 정도 범위에서 정해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비전문가가 약을 다루면 위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재윤기자 jaeyuna@donga.com

하임숙기자 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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