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찬용 산자부 특강 “관료-기업 두 軸이 한국 지탱”

  • 입력 2004년 1월 7일 18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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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찬용(鄭燦龍·사진) 대통령인사수석비서관은 7일 “광복 이후 50년간 우리나라를 지탱해 온 것은 관료와 기업의 두 축”이라고 말했다.

정 수석비서관은 이날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산업자원부 및 산하기관 혁신 연찬회’에서 특강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30년간 시민운동을 하면서 공무원에 대한 불신이 많았지만 5년 전 (광주YMCA 사무총장 시절) 군청 및 경찰 공무원들과 몸을 부대끼며 합동 워크숍을 하면서부터 ‘공무원=철밥통’이라는 인식이 바뀌었다”고 덧붙였다.

이날 발언은 정 수석이 1974년 민청학련사건으로 구속된 뒤 오랫동안 반(反)정부 투쟁과 농민운동 등에 몸담았던 전력(前歷)에 비춰 다소 이색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는 또 “거창에서 농민운동하던 내가 대통령과 농민단체 대표간의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모임에 참석하니 ‘변절자’ 소리도 들리는데 FTA 끌어안고 몸부림치면 농민이 살 수 있다는 구시대적 생각은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비정부기구(NGO) 출신인 나도 변하고 있으니 공무원들이 앞장서 변화를 이끌어 달라”고 ‘공무원 개혁론’을 주문했다.

그는 “노무현(盧武鉉) 정부의 인사와 관련해 ‘코드 인사’라는 비판이 있는데 현 정부 첫 국무위원 20명 중 9명이 김대중(金大中) 정부 때 장·차관이었는데 이들이 대선에서 노 후보를 찍었겠느냐”고 반문했다.

또 “고위 공무원들이 대선에서 누굴 찍었는지 서로 다 아는 사실”이라며 “진대제(陳大濟) 정보통신부 장관은 삼성전자에서 스톡옵션을 40억원 이상 받은 분으로 대선 때 누굴 찍었는지 뻔하지만 장관이 됐다”고 말했다.

정 수석은 “설사 끼리끼리 했다고 해도 김두관(金斗官) 강금실(康錦實) 이창동(李滄東) 장관 등은 아주 잘했고 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근 중앙부처의 국장급 인사교류에 대해서는 “교류대상 국장 22명과 직위공모제 대상 10명 등 32명의 고위공무원단 1기생은 여러 가지 혜택을 볼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는 “친동생이 나를 믿고 공기업 인사 대상 명단을 갖고 설친다는 소문이 있지만 절대 아니다”라며 “(나는) 인사 청탁을 하는 사람에게 ‘내 목이 잘려도 청탁을 하겠느냐’고 반문한 적이 많았다”고 덧붙였다.

이은우기자 lib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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