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고용창출능력 크게 하락…고용 없는 성장 현실화

  • 입력 2004년 1월 4일 17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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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제조업의 고용창출 능력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경기가 살아나도 취업자가 늘지 않는 ‘고용 없는 성장’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또 수출의 취업유발 효과가 낮아져 최근과 같은 수출호조가 계속돼도 고용은 크게 늘어나기 힘들 것으로 추정됐다.

한국은행이 4일 발표한 ‘2000년 고용표로 본 한국의 고용구조와 노동연관 효과’에 따르면 전체 산업의 평균 ‘취업계수(산출액 10억원당 필요한 취업자 수)’는 2000년 현재 12.2명으로 1995년의 16.9명의 4분의 3 수준으로 낮아졌다.

산업별 취업자 구성비 (단위:%)
1990년1995년2000년
제조업27.523.719.2
서비스업46.053.359.4
정보통신산업3.53.84.2
농림어업18.214.413.4
자료:한국은행

특히 제조업의 취업계수는 95년 8.6명에서 2000년 4.9명으로 뚝 떨어졌으며 서비스업도 25.7명에서 18.2명으로 낮아졌다.

최종수요 10억원을 늘릴 때 전체산업에 직간접적으로 미치는 고용효과를 보여주는 ‘취업유발계수’도 크게 낮아졌다.

전체 산업의 취업유발계수는 95년 27.9명에서 2000년 20.1명으로, 같은 기간 제조업은 21.5명에서 14.4명으로, 서비스업은 34.1명에서 24.3명으로 각각 내려앉았다.

한은은 “외환위기 이후 기업 구조조정으로 감량경영이 확산되고 설비자동화로 생산성이 높아진 것이 산업 전체의 고용창출 능력이 낮아진 가장 큰 이유”라고 설명했다.

경제성장을 이끄는 소비 투자 수출의 ‘3두 마차’ 가운데 소비의 취업유발계수는 95년 33.5명에서 24명으로 줄었지만 셋 중 비중은 가장 높았다. 같은 기간 투자는 20.3명에서 16.1명으로, 수출은 25.8명에서 15.7명으로 줄었으며 수출이 가장 많이 감소했다.

또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 오를 때 유발되는 취업자 수는 2000년 9만6000명으로 90년의 11만2000명, 95년의 10만5000명에 비해 줄어드는 추세였다.

한은 투입산출팀의 김종귀(金鐘貴) 팀장은 “수출과 투자가 어느 정도 늘어도 소비가 따라주지 않으면 높은 고용수준을 유지하기 어렵다”면서 “실업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내수기반을 확충하면서 제조업을 육성하는 균형 있는 산업정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산업별 취업자 비중은 서비스업이 95년 53.3%에서 2000년 59.4%로 크게 높아진 반면 제조업은 23.7%에서 19.2%로, 농림어업은 14.4%에서 13.4%로, 건설업은 8%에서 7.5%로 각각 감소해 고용의 ‘서비스화(化)’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었다.

박중현기자 sanju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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