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재건축 하락폭 지역따라 '희비'…일부단지 2억3천만원↓

  • 입력 2003년 11월 11일 18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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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가격이 전반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반포주공 등 4개 단지 하락세가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강동구 고덕주공 전경. 동아일보 자료사진
서울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가격이 전반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반포주공 등 4개 단지 하락세가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강동구 고덕주공 전경. 동아일보 자료사진
서울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간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재건축 아파트 가격이 전반적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하락폭은 단지마다 크게 차이가 나기 때문.

11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최근 두 달간 서초구 반포주공, 강동구 고덕주공, 송파구 가락시영, 강남구 개포주공 등 4개 단지의 하락세가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반포주공3단지 16평형은 최근 두 달간 최고 2억3000만원이 하락했다. 9·5대책 이전까지 최고 가격이 7억8000만원이었으나 현재는 5억5000만원까지 내렸다. 고덕주공, 가락시영, 개포주공 역시 1억2000만∼1억8000만원 떨어져 9월 초보다 23∼29%씩 하락했다.

이는 같은 기간 강남구 도곡주공2차 13평형이 8억6000만원에서 8억1000만원, 개나리 아파트2차 31평형이 10억원에서 9억7000만원으로 각각 5000만원과 3000만원 떨어진 것과 큰 대조를 이룬다.

▽반포주공, 가구 상한제와 소형평형 의무비율이 덜미=이들 강남권 4개 아파트가 더 큰 타격을 입은 데는 단지마다 피치 못할 사연이 있다.

특히 반포주공은 가구 상한제와 소형평형 의무비율 강화가 ‘이중 악재’로 작용했다.

반포주공은 지구단위계획에 따라 재건축 이후 늘어나는 가구 수가 현 가구 수의 1.421배로 한정돼 있다. 서울시가 1999년 반포저밀도지구의 지구단위계획을 수립하면서 가구 수 순증(純增)을 제한해 놓은 것. 이에 따라 현재 9020가구인 반포주공은 1만2818가구로 늘릴 수 있다.

여기에 최근 전용면적 85m²(25.7평) 이하 소형평형을 60%까지 짓도록 소형평형 의무비율을 강화하면서 다시 한번 덜미를 잡혔다. 반포주공은 당초 소형평형을 30%로 계획했지만 비율이 2배로 늘어나면서 소형평형이 가구 상한선을 거의 채우게 된 것.

결국 가구 수 상한을 맞추기 위해서는 40평형대 중형 평형 대신 70∼80평형대 대형 아파트를 지어야 한다.

조합원들 입장에서는 소형 평형을 배정받든가 아예 초대형 평형을 선택해야 하기 때문에 수익률이 크게 떨어지는 셈이다.

▽가락시영은 용적률 200%가 결정타=가락시영은 지난달 종 세분화에서 2종으로 최종 확정된 것이 결정타. 종 세분화란 전국의 주거지역을 1, 2, 3종으로 구분하고 용적률을 차등 적용하는 것. 서울지역의 경우 3종은 250%, 2종은 200%까지 개발이 가능하다. 용적률은 바닥면적 대비 지하층을 뺀 건물 총연면적의 비율.

당초 가락시영은 3종에 맞춰 재건축 계획을 수립했으나 2종으로 확정되면서 개발 수익률이 20% 가까이 떨어지는 셈.

고덕주공과 개포주공은 호재가 악재로 둔갑한 경우. 이 아파트들은 소위 ‘뜨는 아파트’로 최근 강남 집값 상승을 견인해 왔다. 이 때문에 이 두 아파트에는 최근까지 투기수요가 대거 합세했다. 하지만 정부가 투기수요를 직접 겨냥하고 나서자 그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고 있다.

여기에 두 단지 모두 재건축 사업절차가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정부의 각종 규제대책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점도 가격 폭락의 원인이다.

부동산 정보제공업체 스피드뱅크 홍순철 대리는 “이들 아파트는 최근 재건축 사업전망이 불투명해지면서 급매물이 늘어나고 있지만 매도 매수 가격이 아직 4000만∼5000만원가량 차이가 나 거래는 좀처럼 이뤄지지 않는다”면서 “이들 아파트의 하락세는 당분간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창원기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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