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집값 40%가 거품”…국토硏 "가격 더 오를 가능성 적어"

  • 입력 2003년 10월 22일 17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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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지역 집값을 잡기 위한 정부의 종합대책 발표가 29일로 예고된 가운데 강남지역의 집값 40%가 거품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토지공개념 도입 검토’ 발언 이후 쏟아졌던 급매물이 거의 소화되면서 강남지역 부동산시장은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

▽강남 집값 거품 40%=국토연구원은 22일 공개한 ‘주택시장의 진단과 전망’ 보고서에서 강남지역 아파트 전세금을 월세로 환산해 다른 대체투자처의 투자수익(기회비용)과 비교해본 결과 아파트의 기본가치에 비해 40% 정도 거품이 형성돼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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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연구원은 이런 현상을 전세금이 대체로 하향 안정세를 보이는 데 비해 매매가격은 크게 오르면서 생긴 것이라고 풀이했다.

또 강남지역 아파트값이 급등한 것은 △저금리와 부동산대출 증가 △교육문제 △주거선호도 변화 △분양가의 고공행진 △투기세력 가세 등이 주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금융계에 따르면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이 강남권을 비롯한 투기지역에 과도하게 집중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은행의 9월 말 아파트 담보대출 잔액을 서울시의 25개 구별로 분석한 결과 강남 송파 강동 서초구를 포함한 강남지역 4개구의 비중이 전체 아파트 대출의 34.91%나 된 것. 하나은행 역시 9월 말 현재 서울시 전체의 주택담보대출의 42.35%, 한미은행은 51.84%가 이들 강남지역 4개구에 집중돼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국토연구원 손경환 연구위원은 “저금리 기조의 지속으로 주택가격은 계속 상승할 것이라는 일부 주장은 근거가 약하다”며 “주택의 기본가치가 하락하는 상황에서 시장가격만 상승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또 주택값의 장기균형 추세를 감안하면 행정수도 등의 이전이 마무리되는 2010년대 중반에는 서울 아파트의 실질가치는 현재보다 10% 정도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거래는 소강상태=토지공개념 발언 여파로 급증했던 서울지역 아파트 매물증가세가 이번 주 들어 크게 둔화됐다. 부동산정보업체 스피드뱅크에 따르면 20일 현재 서울지역 아파트의 매물 건수는 총 16만1569개로 한 주 전(16만1330개)보다 0.15%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한 주 동안 2666개의 매물이 늘어 1.68%의 증가율을 보였던 13일과는 대조적이다.

급매물이 거의 소화되자 거래는 멈춘 상태다. 매수희망자들이 29일로 예고된 종합대책 발표 이후로 구매결정 시기를 늦추고 있기 때문이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타운공인의 박호규 사장은 “최근 보름 동안 호가나 매물량에 변화가 없고 매수 문의는 조금 늘어났다”며 “그나마 거래를 하겠다는 의사보다는 시장동향을 확인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송파구 잠실주공아파트 인근의 부동산마을 최상무 사장도 “최근 다주택 보유자들이 내놓은 급매물이 일부 거래된 것을 빼고는 거래가 완전히 끊겼다”고 전했다.


황재성기자 jsonhng@donga.com

박중현기자 sanjuck@donga.com

이철용기자 lc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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