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과멋]백화점 지하에 가면…‘맛’ 있다

  • 입력 2003년 10월 20일 16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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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백화점 서울 강남점 지하1층 즉석식품 코너에서 한 여성 손님이 주방장의 안내를 받으며 샐러드를 고르고 있다.사진제공 신세계백화점

신세계백화점 서울 강남점 지하1층 즉석식품 코너에서 한 여성 손님이 주방장의 안내를 받으며 샐러드를 고르고 있다.사진제공 신세계백화점

요즘 백화점 식품매장에 가면 향긋한 냄새가 진동한다. 과일이나 케이크에서 나는 냄새가 아니다. 직접 음식을 굽거나 튀기는 ‘즉석식품 코너’에서 퍼져 나오는 향기다.

최근 백화점들이 즉석식품 코너를 잇달아 열거나 확장하고 있다. 쇼핑을 하다가 부담 없이 찹쌀떡이나 튀김 등을 즐길 수 있어 고객을 모으는 효과가 탁월하기 때문이다.

즉석식품 코너의 선두 주자는 신세계백화점 서울 강남점. 이 백화점은 2001년 3월에 문을 열면서 즉석식품 코너인 ‘델리존’을 지하1층 식품매장에 만들었다.

델리존은 즉석식품 종류가 다양하고, 매장마다 유리벽으로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는 게 특징. 델리존에서 파는 음식들의 브랜드는 ‘지화자’, ‘지미재’, ‘에구치’, ‘사옹전’, ‘취영루’, ‘야미 돈까스’ 등 대부분 신세계백화점의 바이어가 발굴한 독창적인 것들이다.

지미재는 궁중요리를 판매하는 코너로 인간문화재 황혜성씨가 운영하고 있다. 인공조미료를 사용하지 않은 100여가지 한식을 판다.

에구치는 일본식 케이크를 판매하는 곳으로 일본 도쿄제과학교를 졸업한 에구치 사장이 직접 케이크를 만든다.

델리존은 또 철저한 위생 관리로도 유명하다.

각 코너의 칸막이를 유리로 만들어 고객들이 음식을 만드는 작업장을 훤히 들여다볼 수 있게 했다. 음식을 즉석에서 만드는 곳인 만큼 코너마다 칼 소독기, 손 소독기 등을 준비했다.

롯데백화점도 최근 즉석식품 코너를 강화하고 있다. 각 점포의 식품매장을 새롭게 고칠 때마다 즉석식품 코너를 큼직하게 만든다.

서울 및 수도권에 있는 롯데백화점 점포에는 4∼18개 정도의 즉석식품 브랜드가 입점해 있다. 종류는 서양요리, 샌드위치, 과일, 일식, 한식 등 다양하다.

서양요리의 대표적인 브랜드로는 패밀리 레스토랑 마르쉐에서 운영하고 있는 ‘카페아모제’, CJ가 운영하는 ‘델쿠치나’ 등을 들 수 있다. 샌드위치 전문 브랜드로는 ‘슐라스키 델리’, ‘퀴즈노스’, ‘탄탈루스’ 등이 유명하다.

이외에도 어묵 브랜드 ‘가마야’, 꼬치구이 전문점 ‘마니야’, 생선회 전문점 ‘본당’, 슈크림 빵 브랜드 ‘비어드파파’ 등이 있다.

롯데백화점은 현재 공사 중인 서울 소공동 본점과 노원점에 세계 각국의 음식을 테마로 한 100평 이상의 대형 즉석식품 코너를 만들 계획이다. 또 고급화와 차별화를 위해 롯데호텔의 조리부서와 연계하는 계획도 추진 중이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은 올 9월 대형 베이커리 매장 ‘베즐리타운’을 오픈했다. 200평에 이르는 공간에 빵 종류를 중심으로 120여종의 즉석 식품을 판다.

현대백화점은 베즐리타운을 통해 코엑스를 방문하는 젊은 유동인구 뿐 아니라 인근 고급 아파트 단지의 주부까지 흡수한다는 계획이다.

이외에도 현대백화점은 유럽풍 델리샵 ‘꼬메르’, CJ가 운영하는 ‘델쿠치나’ 등을 즉석식품 코너에서 운영하고 있다.

임대환 신세계백화점 식품팀장은 “볼거리와 먹을거리가 풍부한 식품매장은 고객들이 백화점을 또 방문하도록 만드는 중요한 요소”라며 “특히 차별화된 즉석식품 코너는 입맛과 취향이 다양한 강남상권의 고객들을 모으는 데 매우 효과적”이라고 분석했다.

박형준기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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