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10곳중 6곳 출혈수출…中과 경쟁업종 환율하락 직격탄

  • 입력 2003년 10월 14일 18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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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의 원-달러 환율급락(원화가치 상승)으로 수출기업 10곳 가운데 6곳은 적자를 보면서 수출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고정환율제를 채택하고 있는 중국과 경쟁하는 섬유 화섬 등 일부 업종은 피해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무역협회 무역연구소는 280개 수출업체를 대상으로 최근 환율하락 영향을 조사한 결과 원-달러 환율 1160원 아래에서 손해를 본다는 기업이 62.4%에 달했다고 14일 밝혔다.

특히 중소 수출기업은 손익분기점 환율이 1152원이어서 현재 환율수준(10일 현재 1148.6원)에서는 상당수가 적자를 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대기업의 손익분기점 환율은 1126원이어서 다소 여유가 있는 상황. 중소기업이 적정한 것으로 평가하는 환율은 1202원이었으며, 대기업은 1174원이었다.

환율급락으로 가격 경쟁력도 떨어지고 있다. 환율하락으로 가격경쟁력이 떨어졌다고 응답한 중소기업은 73.5%, 대기업은 23.5%였다. 중소기업의 4.6%만이 경쟁관계에 있는 나라의 통화가치도 함께 올라 괜찮은 편이라고 응답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도 이날 ‘환율하락에 따른 산업별 영향분석’ 보고서를 통해 최근 환율은 이미 주요 산업의 적정 환율보다 낮은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섬유와 화섬 등 중국과 경쟁을 벌이고 있는 업종에서는 현재 환율수준이 손익분기점 환율을 뚫고 내려가 이미 수출채산성이 마이너스 상황이라는 것. 전경련 조사에 따르면 섬유와 화섬업종의 손익분기점 환율은 각각 1183원과 1200원이다.

또 전자(1140원) 전기(1147원) 제지업종(1147원)도 손익분기점 환율이 현 환율수준에 근접해 있어 환율하락이 지속될 경우 일부 수출물량을 내수로 돌리거나 수출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몰리고 있다고 전경련은 분석했다.

주력 수출품목인 자동차 반도체 조선업종은 기술력 및 제품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고, 엔화 등 경쟁국 환율이 동반 하락함에 따라 아직까지는 큰 영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들 산업은 수출 비중과 달러화 결제 비율이 높아 환율하락 추세가 장기화될 경우 수출 감소 및 채산성 악화는 불가피하다고 전경련은 밝혔다.

반면 정유와 철강 등은 외화 부채가 많고 원료의 수입의존도가 높아 환율하락으로 환차익을 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앞으로도 달러화 약세 및 엔화 강세 등으로 환율은 연말까지 달러당 1130∼1150원대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전경련은 전망했다.

홍찬선기자 hcs@donga.com

공종식기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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