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하는 사람들…’ 저자 스티븐 코비 박사에게 듣는다

  • 입력 2003년 10월 12일 17시 49분


코멘트
《“인디언들은 대화할 때 서로의 생각을 잘 이해하기 위해 지팡이를 이용합니다. 발언하고 싶은 사람은 지팡이를 넘겨받아야 하지요. 지팡이를 받으려면 먼저 상대방의 발언을 정확하게 설명해야 합니다. 이처럼 상대방의 의도를 정확히 이해하는 것은 상생(윈-윈)게임의 기본입니다. 가정이나 기업 등 대부분 조직이 큰 실수를 하는 것은 리더가 상대를 이해하지 못하고 잘못된 판단을 내리기 때문입니다. 직원들은 통제의 대상이 아니라 관리자로부터 존경받고 파트너로서 인정받기를 원합니다.”

한국리더십센터의 초청으로 한국을 세 번째로 방문한 스티븐 코비 박사(미국·사진)는 10, 11일 이틀 동안 한국에 머물면서 “상생의 리더십이 발휘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이해”라고 거듭 강조했다. 》

그의 책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은 한국의 120만부를 포함, 전 세계 36개국에서 번역돼 1300만부 이상이 팔렸다. 한국에서 팔린 부수는 전 세계에서 미국 다음으로 많은 양. 한국인의 ‘성공 집착증’을 보여주는 것일까. 그가 강조하는 성공하는 삶의 원칙은 ‘어떻게 하면 다른 사람(또는 조직)과 시너지를 얻을 수 있을까’에 맞춰져 있다.

‘나와 타인, 조직과 조직원 등 아(我)와 비아(非我)가 서로를 이해하고 이익을 공유하기 위해 노력할 때 시너지가 창출될 수 있으며 결과적으로 더 많은 결실을 이룰 수 있는 효과적인 삶, 즉 성공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 10일 동아일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코비 박사는 “급변하는 21세기 경제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경쟁에 매달릴 것이 아니라 ‘상생의 리더십’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며 “7가지 습관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효과적인 삶, 즉 시너지를 얻을 수 있는 기본 원칙들”이라고 강조했다.

―상생의 리더십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강압적 권위’가 아닌 ‘도덕적 권위’를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하시는데, 도덕적 권위를 갖추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희생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기 위해서도 희생이 필요합니다. 또 무너진 신뢰를 쌓기 위해서도 자기를 버리는 희생이 필요합니다. 또 리더들에게 필요한 것은 겸손입니다. 겸손하지 않은 사람은 배울 수가 없습니다.”

―사물이 아닌 ‘사람 중심’으로 생각하고 그들에게 자발적으로 잠재력을 발휘토록 권한을 위임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 근거는 무엇입니까.

“상명하달식 명령이 산업사회에선 생산성을 높였지만 21세기의 급변하는 경제환경에선 힘을 발휘하기 힘듭니다. 마치 잔잔한 호수에서 조정경기를 할 때는 리더의 지시를 일사불란하게 따르는 것이 효과적이지만 격류에서 래프팅을 할 때는 각자가 자신의 판단에 따라 적극적이고 창의적으로 대응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당신 직장에서 직원들은 창의력과 잠재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가’라고 물어보면 95%가 ‘그렇다’고 답합니다. 이들에게 자율성과 권한을 넘겨줘 재능을 발휘하도록 독려하는 것이 성공의 열쇠입니다.”

―하지만 각박한 현대사회에서 상생이 항상 가능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예를 들어 미국의 대표적 기업인 제너럴일렉트릭(GE)의 잭 웰치 회장은 매년 일정 비율의 인력을 감원했으며 이것이 성공의 중요한 요인으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만일 직원들이 합의에 따라 일정 비율을 해고한 것이라면 시너지를 내기 위한 조치로 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최고 경영진이 직원들의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결정한 것이라면 장기적으로는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단기적 성과에만 관심을 갖기 쉽지요. 하지만 이러다 보면 장기적으로는 경쟁력을 잃게 됩니다. 상생의 리더십은 오늘의 성과물뿐 아니라 내일을 함께 고려하는 장기적 관점이며 결과적으로 더 효과적입니다.”

―박사님은 자녀가 9명인데 자녀들에게 특별히 사용하는 교육법이 있나요.

“저는 자녀에게 학교에서 배운 내용을 부모에게 가르쳐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아이들은 배운 대로 가르쳐야 한다는 의무가 주어지면 더 배움에 집중하고 실천하려고 노력합니다. 자연적으로 대화도 수직적 관계에서 수평적으로 바뀌지요. 아이들은 나이가 들어갈수록 부모에게 가르친다는 사실에 대해 거부감을 나타낼 것입니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부모가 인내심을 갖고 노력해야 합니다.”

대담=허승호경제부차장 tigera@donga.com

정리=이나연기자 larosa@donga.com

▼스티븐 코비는 누구인가▼

미국 브리검영대에서 경영학박사학위를 받은 뒤 조직행동과 기업관리학 교수, 부총장을 역임했다. 1997년 프랭클린퀘스트를 자신의 컨설팅회사인 코비리더십센터와 합병한 프랭클린코비사의 부회장.

그가 강조하는 7가지 원칙은 ①자신의 삶을 주도하라 ②끝(목표)을 생각하며 시작하라 ③소중한 것을 먼저 하라 ④윈-윈을 생각하라 ⑤먼저 이해하고 나중에 이해시켜라 ⑥시너지를 내라 ⑦끊임없이 쇄신하라 등이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