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이다' 저자 네그로폰테 교수 "실패한 사람 존중해야"

  • 입력 2003년 7월 28일 18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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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적 디지털 사회를 위해선 실패자를 존중해주는 사회적 문화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삼성 이건희 장학재단’ 주최 심포지엄에 참가한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미디어랩 소장인 니컬러스 네그로폰테 교수(사진)는 28일 이같이 충고했다.

1985년 설립된 MIT 미디어랩은 ‘입는 컴퓨터’ ‘컴퓨터 바이올린’ 등 정보기술(IT) 분야의 각종 기발한 연구로 세계적 명성을 얻은 연구소이며 많은 기업들이 이 연구소의 아이디어를 사업화하기 위해 수많은 연구비를 지원해주고 있다.

네그로폰테 교수는 이날 ‘아이디어 문화 창출(creating a culture of ideas)’이라는 주제의 강연을 통해 “개발도상국 시절에는 획일성과 통일성이 중요했지만 이제 한국은 이질적 문화와 가치관에 대한 수용, 그리고 이를 통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쏟아내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네그로폰테 교수는 “수많은 아이디어는 실제 연구와 실험, 그리고 적용으로 이어져야 하고 이 과정에서 나오는 실패는 모두 성공을 위한 경험”이라며 “실패자를 처벌하거나 멀리하는 한국 사회의 분위기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계 IT업계의 필독서로 꼽히는 ‘디지털이다(being digital·1995년작)’의 저자인 네그로폰테 교수는 “현대 사회는 비트(bit)와 아톰(atom·원자)이 공존하는 시대”라고 정의하기도 했다.

그는 “원자를 기반으로 한 물리적인 힘을 전자적 신호인 비트로 바꾸고 이를 통신으로 전송하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통신 산업에 대해 △음성·화상정보의 구분이 없어지는 디지털화 △광대역 고속통신 중심의 패킷화 △무선화 △사업구조 및 요금부과 시스템의 변화 △일반 소비자들에 의한 상향식 산업발전 등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후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그는 “일부 한국 기업들은 디자인, 혁신, 창의성을 두루 갖췄지만 국가 전체로는 아직 단일민족이 갖는 다양성 부족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호원기자 besti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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