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돌파 속도위반?…곳곳 경고음 잇따라

  • 입력 2003년 7월 15일 17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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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전설적인 투자자 워런 버핏은 “썰물이 되면 누가 알몸으로 목욕하고 있었는지 드러난다”고 했다. 미국 증시에 이어 한국 증시가 이번 주에 실적 발표기에 들어가면서 과열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양국 증시는 3월 중순 이후 이렇다할 조정 없이 4개월 남짓 탄탄한 상승세를 보였다. 그런데 최근 “주가를 영업실적에 비춰보니 그동안 너무 많이 오른 것 같다”는 신중론이 고개를 들고 있는 것.

야후 주니퍼네트워크스 등 미국의 일부 기업들이 최근 예상치에 부합하는 실적을 발표했지만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진 데는 이런 미묘한 변화가 작용했다는 해석이다.

14일(현지시간) 미국 주요지수는 장 초반 2% 남짓의 상승세를 보이다 막판에 이익실현 물량이 쏟아지면서 상승폭을 절반가량 까먹었다.

한국 증시에서도 비슷한 분위기를 읽을 수 있다. 미국 증시가 상승을 마감한 직후 개장된 15일 거래에서 주요 지수가 하락했다.

서준혁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위원은 투자자들의 관심이 ‘기업 실적 회복에 대한 기대’에서 최근 ‘실적 대비 주가의 적정성’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윤학 LG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종합주가지수가 700선을 훌쩍 넘어서면서 일부 기술적 지표들이 과매수(過買收)권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주가가 숨 돌릴 틈도 없이 너무 빨리, 너무 많이 올랐다는 말이다.

현재 한미 증시의 자금흐름은 긍정적이다. 대우증권에 따르면 3∼9일 한국 관련 미국 내 펀드에 3억5000만달러가 순유입됐다.

외국인투자자들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국내투자자들의 매물을 받아내고 있는 한국 증시에 희소식이다.

하지만 경기회복 전망은 크게 엇갈리고 있다. “올 2·4분기가 바닥”이라는 의견과 “바닥이 언제인지 알 수 없다”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요컨대 자금 여건과 경기 동향을 바탕으로 대세 상승장이 펼쳐질지 결론을 내리기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는 만일의 주가 조정에 대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김학균 굿모닝신한증권 선임연구원에 따르면 일반투자자가 주가 급락의 소나기를 피할 수 있는 기회는 세 번 있다. 첫째, 거래량이 급증하면서 종가가 시초가보다 크게 하락할 때. 둘째, 당일 주가가 5일 이동평균선(최근 5일간의 종가평균) 밑으로 떨어지는 경우. 셋째, 5일 이동평균선이 하락할 때 등이다.


이철용기자 lc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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