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주) 최대주주 소버린 소유주는 뉴질랜드人 형제

  • 입력 2003년 5월 2일 23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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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의 최대 주주로 부상한 소버린자산운용의 소유주는 뉴질랜드 태생의 리처드 챈들러와 크리스토퍼 챈들러 형제인 것으로 밝혀졌다.

60대인 이들 형제는 현재 조세회피지역인 모나코의 한 아파트에서 살며 신흥시장의 주식시장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영국의 경제일간지 파이낸셜 타임스는 2일 챈들러 형제는 한국의 일부 주요 기업이 지배구조 문제로 기업가치가 저평가돼 있는 점에 착안해 러시아에서 한국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 첫 번째 투자대상으로 SK㈜를 선택했다는 것.

뉴질랜드 북쪽 도시인 해밀턴에서 자란 챈들러 형제는 40대에 부모에게서 소매체인점을 상속받은 후 남미와 동유럽 등 신흥시장에 투자해 뭉칫돈을 벌었다.

이들은 80년대 홍콩 부동산시장에서 처음으로 목돈을 번 후 외채위기를 겪고 있던 남미 지역으로 무대를 옮겨 고금리 채권에 투자해 브라질의 통신업체인 텔레브라스를 인수했다.

이어 90년대 초반 옛 소련을 비롯한 동유럽 사회주의체제가 붕괴되자 먼저 체코에 진출했다가 이후 러시아 시장에 본격적으로 투자하기 시작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챈들러 형제는 러시아에서 선브루잉에 처음 투자했고 투자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증시 상장을 강력하게 밀어붙였다”고 전했다.

이들은 94년 노보리스크 철강공장 민영화를 계기로 비로소 러시아에서 공격적인 투자를 시작했다. 해외에 ‘케임브리지 캐피털 매니지먼트’라는 회사를 만든 후 이를 통해 ‘25%+1주’를 매입한 것. 한국에서도 조세회피지역에 ‘크레스트증권’이라는 페이퍼 컴퍼니를 만들어 자금을 넣고 이곳을 통해 SK㈜ 주식을 인수한 것과 비슷한 방식.

가장 큰 도박은 가즈프롬 인수건이었다. 이 게임에서는 러시아 유수 증권사인 UFG(United Financial Group)와 손잡고 총 10%의 우호지분을 확보해 본격적인 경영 간섭에 나섰다.러시아 증권사와의 제휴는 ‘외국자본이 가즈프롬의 국내 주식을 살 수없다’는 규정을 피하기 위해서였다고 파이낸셜 타임스는 보도했다. 이후 가즈프롬의 주가는 크게 올라 챈들러 형제와 UFG 모두 큰돈을 벌었다. 러시아 소식통은 “러시아 투자로 챈들러 형제의 재산이 6억달러에서 10억달러(약 1조2000억원) 이상으로 불어났다”고 말했다.

김두영기자 nirvana1@donga.com

김용기기자 y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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