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자동차 이야기/'핸들' 바꾼 대우버스 가속페달

  • 입력 2003년 4월 11일 21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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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 르노삼성자동차에 이어 2번째 완성차 업체의 본사가 탄생했다.

부산진구 전포동 소재 대우버스를 인수한 영안모자(대표 백성학)는 최근 본사를 부산으로 이전하고 시설을 더욱 확장하겠다고 발표했다.

본사가 부산에 있다는 것은 상당한 의미를 갖는다.

고용증대는 물론 단순 생산시설에서 벗어나 연구개발기능을 갖추게 돼 고급 인력의 수요가 늘어나게 되고 자동차 부품업체의 활성화로 지역경제에 큰 도움을 준다.

세계적인 모자 생산업체인 영안모자는 사업 다각화를 위해 10년전 코스타리카 버스공장을 인수한 것을 시작으로 미국 지게차회사와 대우버스까지 잇따라 흡수해 비중있는 상용차 생산업체로 도약하겠다는 야심을 갖고 있다.

대우버스는 현재 이같은 장밋빛 청사진으로 활력을 찾았지만 얼마 전까지 만해도 모기업인 대우자동차의 몰락으로 문을 닫을 위기에 처해 직원 1100여명과 부품업체들이 불안한 나날을 보내야 했다.

대우버스 공장부지는 과거 우리나라 자동차생산의 발원지였던 역사적인 장소여서 지역 상공인들과 시민단체도 대책을 모색하는 등 안타까워했었다.

대우버스의 역사는 파란만장하다. 1955년 신진공업사는 지금의 자리에 공장을 세우고 자동차 부품 등을 제조해오다 1963년 국산 승용차 2호인 ‘신성호’를 만들었다.

이어 1965년 구설수 속에 인천 부평의 새나라자동차를 인수한 뒤 신진자동차로 사명을 변경하고 일본 도요타자동차 ‘코로나’ ‘크라운’을 라이센스로 생산하면서 국내 최대의 자동차메이커로 떠올랐다.

1972년 신진은 미국 제너널 모터스(GM)와 합작해 ‘시보레’와 ‘레코드’를 만들기도 했지만 부실경영으로 1976년 산업은행에 소유권이 넘어가 새한자동차로 거듭났다.

이후 새한의 사장으로 취임한 김우중씨가 1982년 회사명을 대우자동차로 변경해 지금에 이르렀다.

새로운 주인을 맞은 대우버스는 굴곡이 많았던 과거를 떨치고 앞으로 세계적인 버스생산 업체가 되기를 부산시민들은 기원하고 있다.

석동빈기자 mobid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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