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빚 눈덩이…부채 455조 돌파

  • 입력 2003년 3월 25일 18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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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한해 동안 개인이 금융권에서 새로 빌린 돈이 100조원을 넘어서면서 지난해말 개인 부문 부채잔액이 455조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나타냈다.

특히 주택관련 자금수요가 늘면서 일반은행 원화대출 중 가계대출 비중이 처음으로 50%를 넘었다.

이에 따라 부채상환능력을 나타내는 금융부채대비 금융자산 배율이 99년 2.88배에서 2002년 2.09배로 떨어졌다.

금융전문가들은 개인부채가 지금과 같은 속도로 늘어나면 빚을 갚지 못하는 사람들이 잇따르면서 또다시 신용위기가 올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가계와 개인기업, 빚이 너무 많다〓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2002년 중 자금순환 동향(잠정)’에 따르면 작년 말 개인부문(가계+소규모 개인기업+민간비영리단체)의 금융부채는 455조원으로 2001년 말의 352조4000억원에 비해 102조6000억원(29.1%) 늘어났다. 이는 가계부문에서 주택관련 대출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개인부문 금융부채 증가율은 99년 7.6%, 2000년 20.4%, 2001년 20.7%였다.

반면 개인부문의 금융자산은 작년 말 951조7000억원으로 전년대비 10.4% 증가에 그치면서 개인부문 부채상환능력(금융부채대비 금융자산배율)이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

한국의 부채상환능력은 미국(3.43배)과 일본(3.99배) 등 선진국에 비해 뒤처진다.

개인과 기업, 정부 등 비 금융부문 부채는 1218조3000억원으로 전년 말(1076조9000억원)에 비해 13.1%(141조4000억원) 증가해 역시 사상 최대를 나타냈다.

기업부문과 정부부문의 금융부채는 각각 5.6%(35조6000억원)와 3.5%(10조5000억원)증가했다.

▽금융거래규모도 사상 최대〓작년 중 금융거래규모(금융자산 증가분)는 자금 조달과 운용이 확대되며 457조5000억원으로 사상 최대였다.

개인부문은 주택관련 자금수요 증가로 전년(69조4000억원)에 비해 급증한 103조원을 조달했고, 운용규모도 전년 82조9000억원에서 103조8000억원으로 증가해 전체적으로 8000억원의 자금잉여를 나타냈다. 개인부문의 자금잉여는 98년 84조5000억원에서 2001년 13조5000억원 등으로 급감했다. 개인부문 자금잉여 규모 감소는 가계들이 조달한 자금을 금융상품에 투자하지 않고 주택구입 등에 투자한 데 따른 것이다.

기업부문은 설비투자 및 운전자금 수요증가로 86조8000억원을 조달한 반면 운용은 57조4000억원으로 29조4000억원의 자금부족을 빚었다.

▽은행 빚 가운데 가계 몫 많다〓작년 말 지방은행을 포함한 일반은행(국책은행 제외)의 원화대출잔액은 357조4000억원으로 이 중 52.9%인 189조2000억원이 가계대출이다.

이는 2001년(49.1%)에 비해 3.8%포인트 높아진 것으로 가계대출(주택담보대출포함) 비중이 50%를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한은은 미국의 상업은행 대출 중 가계대출 비중이 61.8%(2002년 9월 기준)인 것을 감안하면 아직 국내 은행의 가계대출 비중이 과도하지는 않지만 증가속도가 너무 빠르다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임규진기자 mhjh2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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