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 폐기물처리 "우리가 해결사"…홍보효과 커 수주전쟁

  • 입력 2003년 3월 10일 17시 55분


코멘트
‘쓰레기 처리는 우리가 최고.’

내로라하는 대형 건설회사가 쓰레기 처리의 적임자임을 자처하며 나섰다. 이유는 서울 청계천 복원사업 입찰이 코앞에 닥쳤기 때문.

조달청은 최근 서울시 건설안전관리본부가 계약 요청한 청계천 복원공사 3개 공구에 대한 발주내용을 확정해 국가종합전자조달시스템을 통해 발주했다. 6월2일 입찰한다.

특이한 것은 폐기물을 하루 2000t 이상 처리할 수 있고 폐기물 운반 차량을 50대 이상 갖고 있어야 입찰 참가 자격을 주겠다는 조건이 달려 있는 것.

청계천 복원사업은 고가도로와 복개시설 등 기존 구조물을 뜯는 것부터 시작된다. 공사 현장 주변 교통이 상습적으로 정체되는 데다 시내 한복판에 있어 폐기물 처리를 어떻게 하느냐가 관건이다.

그만큼 까다로운 공사이지만 건설회사들로서는 놓치기 아까운 ‘대어(大魚)’급 공사다. 청계천을 서울의 명물로 만드는 의미 있는 공사인 데다 한번 설치된 구조물이 최소한 100년 이상 유지될 것으로 보기 때문. 이런 공사에 참가했다는 사실 자체가 건설회사로서는 엄청난 홍보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계산이다.

공사 규모도 만만치 않다. 3개 공구로 나뉘어 진행되는데 총 공사비가 3494억원에 이른다.

현재 조달청이 제시한 폐기물 처리 능력을 갖춘 회사는 20곳 정도로 압축된다. 대부분 대형 건설회사다.

LG건설은 최근 직원 5명으로 구성된 ‘청계천 복원사업 태스크포스’를 구성했다. 내부에서는 통상 2, 3명인 태스크포스가 5명이나 되는 건 이 공사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LG건설은 그간 축적된 아파트 재건축 경험을 통해 도심 폐기물 처리에는 완벽한 노하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대림산업도 토목 전문가를 주축으로 하는 태스크포스를 만들어 설계에 착수했다. 대형 토목공사 전문기업이라는 강점을 살려 입찰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 밖에 현대건설이나 대우건설도 심도 깊은 사업성 분석에 나섰다.

고기정기자 koh@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