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과멋]우유를 많이 마셔야 개인도 산업도 건강

  • 입력 2003년 3월 10일 16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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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가 남아돌아도 너무 남아돌고 있습니다. 우유는 불과 20년 전만 해도 없어서 못 먹었던 ‘완전식품’입니다.

우유 시장과 관련한 지표는 모두 ‘빨간불’입니다. 남은 우유를 분유로 만드는 데 분유 재고량이 올 1월말 현재 1만4322t입니다. 지난해 2월말(1만2623t)에 비해 13.5%나 많습니다. 적정 재고량을 훨씬 웃돌고 있습니다.

문제의 심각성은 우유 산업의 위기가 일시적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출산율이 떨어지면서 주 소비층인 어린이 수가 줄고 있습니다. 90년 학교 급식을 통해 하루 423만개의 우유(200mL)가 소비됐으나, 2001년에는 350만개 수준에 불과합니다.

이런 위기는 바로 구조조정을 불러와 불과 몇 년 전에 30여개나 됐던 우유업체들이 현재 20여 개로 정리됐고 요즘도 인수 합병설이 심심찮게 들리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돌파구를 찾으려는 업계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죠. 다행스럽게도 이런 시도가 조금씩 시장에 먹히고 있습니다.

위궤양을 일으키는 헬리코박터균의 활동을 억제하는 컨셉트로 위(胃) 건강을 강조한 한국야쿠르트의 ‘윌’을 필두로 다양한 기능성 발효유(요구르트)가 우유제품을 잘 먹지 않던 성인 시장을 집중 공략하고 있습니다.

또 저지방 저칼로리의 다이어트 전문우유를 마케팅 포인트로 잡은 서울우유의 ‘미즈’(美’s), 첨단 멸균기술을 통해 우유를 신선한 상태 그대로 2주 동안 보관할 수 있게 한 매일유업의 ‘ESL’ 우유 등도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농축 우유’격인 ‘치즈’나 ‘아이스크림’ 소비량이 느는 것도 반가운 소식입니다. 하지만 아직도 한국인의 1인당 우유소비량은 다른 나라에 비해 턱없이 적습니다. 자신의 건강과 한국 낙농산업의 발전을 위해 우유를 먹어야할 때입니다.

이헌진 경제부 기자 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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