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는 아직 '겨울'…제조업 체감경기 2년만에 최저

  • 입력 2003년 3월 7일 18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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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체들이 느끼는 체감경기가 약 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추락했다. 음식점 부동산중개업 도소매업 등 ‘서민 경기’의 불황도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간 경제연구소들은 “경기가 당초 예상보다 더 빨리 나빠지고 있다”며 정부에 경기 급랭을 막기 위한 신축적인 경제정책을 촉구하고 나섰다.》

▽얼어붙은 제조업체 체감경기=한국은행이 7일 발표한 ‘2월 기업경기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업들의 체감경기를 나타내는 제조업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75로 나타났다.

이는 작년 4·4분기의 96은 물론 올 1월의 80보다도 더 떨어진 것으로 2001년 1·4분기(61)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업황 BSI가 100을 넘으면 체감경기를 좋게 보는 기업이 더 많다는 뜻이고 100보다 낮으면 나쁘게 보는 기업이 많다는 뜻이다. 한은은 지난해까지는 분기별로 조사했으나 올 들어 월별로 조사하고 있다.

또 경기전망을 나타내는 업황전망 BSI는 89로 한달 전의 84보다 다소 높아지기는했지만 3개월째 100을 밑돌았다.

기업들은 경영 애로사항으로 불확실한 경제상황(21.7%)을 가장 많이 꼽았고 유가 및 환율 상승에 따른 원자재가격 상승(14.5%)도 큰 걸림돌이라고 응답했다.

▼서비스업 생산활동도 바짝 위축 ▼

▽식당, 복덕방 경기 모두 썰렁=통계청은 ‘1월 서비스업 생산활동’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3.7% 늘어나는 데 그쳤다고 7일 발표했다. 이 같은 증가율은 2001년 7월(3.6%) 이후 18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생산활동 증감률은 매출액, 수수료 등에 가중치를 두어 산출한 수치다.

업종별로 보면 도소매업은 설이 있었는데도 3.0% 증가에 그쳤다. 이 가운데 음식료품 및 담배 판매는 0.9% 증가에 그쳤고, 비(非)식용상품 일반소매는 오히려 3.1% 감소했다.

숙박 및 음식점업은 2.7% 증가에 그쳤고 식당업은 1.3% 증가에 머물렀다. 식당 가운데 서양음식점은 13.7%, 일본음식점은 7.9% 늘었으나 한식점은 0.4%밖에 증가하지 못했고 중국음식점은 3.0% 줄었다.

이 밖에 부동산중개업도 28.3% 줄었고 증시 침체에 따른 증권거래 수수료 수입감소 등으로 금융 및 보험 관련 서비스업도 32.6% 감소했다.

▼"경기 연착륙 위해 신축적 정책 펴야" ▼

▽민간 연구기관 “신축적 대책 필요하다”=민간 경제연구기관들은 7일 김진표(金振杓)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장관과 가진 간담회에서 기업과 시장이 느끼는 우려의 목소리를 전달했다.

또 경기가 연착륙하기 위해 ‘신축적인 정책조합’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문건(丁文建) 삼성경제연구소 전무는 최근 경기와 관련해 “수출 성장세가 유지되고 있는데도 내수 위축으로 경기가 하강국면에 있다”며 “수출도 반도체가격 하락으로 교역조건이 악화되고 있어 2·4분기 이후 증가율이 둔화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윤호(李允鎬) LG경제연구원장도 “경기가 급랭하지 않도록 재정의 조기 집행 등 거시경제정책을 신축적으로 운용해 경기 연착륙을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정부가 “새 제도를 도입할 때는 기업들이 대비할 시간을 달라”고 말했다.

김광현기자 kkh@donga.com

임규진기자 mhjh2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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