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기능대 김동직 교수, 졸업생에 '직장 적응 애프터서비스'

  • 입력 2003년 2월 27일 18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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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이 없는 매주 화, 목요일에 취직한 졸업생들을 방문해 ‘애프터서비스’를 하는 교수가 있다. 경기 성남기능대학 김동직(金東稷·43·컴퓨터응용기계과) 교수. 그는 매주 기업체 30곳을 돌며 졸업생 100여명을 사후 지도하느라 바쁘다.

졸업생들은 대체로 취업한 뒤 첫 3개월간 현장 적응이 힘들기 때문에 직접 찾아가 근무 자세도 파악하고 고충도 상담해준다. 직접 방문하기 어려울 때는 편지나 e메일, 전화로 의견을 나누기도 한다.

김 교수는 “졸업생들이 ‘보수가 적은 편이다’ ‘야근을 하기 싫다’ 등의 애로를 가장 많이 호소한다”며 “사업주가 수용하기 어려운 사항들에 대해서는 ‘오너 입장에서 생각하라’ ‘받는 보수의 5배 정도 더 일하라’고 졸업생들에게 조언한다”고 말했다. 그는 “회사가 신입사원을 채용한 뒤 3년까지는 손해를 보니 참고 일하면서 사장이 어떻게 돈을 버는지 유심히 살펴보고 오너가 되라고 말해주기도 한다”고 밝혔다. 김 교수가 배출한 제자 200여명 중 이미 6명이 소규모 기업이지만 사장이 되기도 했다.

김 교수의 지도가 효과를 보고 있는 것은 그가 ‘이론 기술자’가 아니라 자격증을 13개나 갖고 있는 ‘현장 기술자’이기 때문이다. 그는 기업을 방문할 때면 교수 명함 외에 3개의 기술사 명함을 함께 꺼내 놓는다.

그는 “기술사는 해당 분야의 이론과 실무에서 최고 기능을 갖췄다는 것을 입증하는 자격증”이라며 “기술사 명함을 보면 기업의 담당자 표정이 금방 바뀌면서 곧 신뢰감을 표시하곤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인천기계공고를 졸업한 뒤 집안형편이 어려워 대학 진학을 미루고 방위산업체에서 7년여를 근무한 뒤 대학에 진학했다. 주경야독(晝耕夜讀)으로 학사와 석사를 따고 박사과정까지 수료했다.

이진 기자 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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