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호응없는 힘 빠진 증시…570∼620 박스권 예상

  • 입력 2003년 2월 25일 18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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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의 주가 폭락은 보름 전에 시작된 ‘작은 유동성 랠리’의 체력적 한계를 보여줬다는 게 증권가의 시각이다.

하지만 주가가 크게 밀릴 것이라고 보는 이는 별로 없다. 대체로 이라크전쟁 발발 때까지는 600 부근의 박스권에서 오르락내리락할 것이라고 본다.

이에 따라 일단 여유있게 주가 흐름을 지켜보되 주식을 갖고 있는 투자자들은 순발력 있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반등장의 한계를 드러냈다〓하루만에 지수 20포인트를 되돌림으로써 주가 상승 및 하락 요인간 힘의 균형점이 드러났다는 평가다. 2월 11일 이후 반등을 이끈 요인은 ‘600 선 이하의 가격 메리트’와 ‘기관의 매수 보강’ 등 두 가지였다. 반면 25일의 급락 요인은 경기 회복 전망 불투명, 이라크 전쟁, 북핵 위기 등 지난해 하반기 이후 시장에 내재된 펀더멘털 리스크였다.

따라서 시장은 이날 주가 하락을 의외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시장의 관심은 주가 하락 자체보다는 다시 부각된 리스크 요인에 따른 반등의 상한선이 어디냐에 모아졌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라크전쟁 발발 때까지 의외의 변수가 나타나지 않는 한 주가는 570∼620 선에서 움직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앞으로 이어질 단기 장세의 주도권은 일단 기관에 있다는 의견이 많다. 기관은 11일부터 지금까지 6000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면서 1500억원어치를 순매도한 외국인 대신 장세를 이끌어왔다. 이중 5000억원어치는 프로그램매매, 즉 현물과 선물의 가격 차에 따른 기계적인 매매였다.

현대증권 오성진 스몰캡팀장은 “이는 기관도 마음먹고 적극적으로 주식을 산 게 아니라는 뜻”이라며 “어쨌든 작년 11월 이후의 만성적인 선물 저평가가 해소되고 있는 점은 주가 상승 전망을 밝게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하지만 주가의 큰 흐름은 펀더멘털 요인과 이를 대변하는 외국인의 움직임을 통해 가늠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굿모닝신한증권 김학균 선임연구원은 “한국 증시의 추세 전환은 예외 없이 외국인의 순매수 전환에 의해 촉발됐다”고 말했다.

▽주가 전망과 투자 전략〓적극적으로는 박스권 하단에서 사서 박스권 상단에서 파는 전략을 추천했다.

삼성증권 오현석 연구위원은 “일시적인 충격으로 주가가 550 선까지 빠질 수 있지만 3월 이후 반등을 겨냥한 적극적인 저점 매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동원증권 김세중 선임연구원은 “내재해 있던 악재가 새로 부각되고 미국 증시가 흔들리고 있는 만큼 서두를 필요는 없다”는 입장. 기관이 투자 자금을 추가로 투입하더라도 미국 증시가 전 저점을 경신하면 한국 주가도 급락을 피하기 힘들다는 설명이다.

미래에셋운용전략센터 이종우 운용전략실장은 “최근의 주가 상승에는 기관의 자금 투입 외에도 ‘전쟁 발발=주가 상승’ 등식이 투자심리를 호전시킨 점이 작용했다”면서 “전쟁 회피 가능성이 사라진 만큼 당분간 관망하는 게 상책”이라고 말했다.

이철용기자 lc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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