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코리아 이명우 사장 "사장님은 오늘 콜센터 상담원"

  • 입력 2003년 2월 23일 18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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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서비스 콜센터 일일 상담원으로 나선 소니코리아 이명우 사장(왼쪽). 무료 북클럽 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베텔스만코리아. 사진제공 소니코리아·베텔스만코리아
고객서비스 콜센터 일일 상담원으로 나선 소니코리아 이명우 사장(왼쪽). 무료 북클럽 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베텔스만코리아. 사진제공 소니코리아·베텔스만코리아

《일본 가전업체 소니코리아의 이명우 사장은 정기적으로 고객서비스(CS) 콜센터 상담원으로 ‘변신’한다. 하루 평균 소니코리아 콜센터에 걸려오는 전화는 2000여통. 콜센터 상담원으로 나설 때마다 수십통의 전화를 받는 이 사장은 집무실에서는 접하기 힘든 생생한 고객의 목소리를 듣는다. 제품의 장단점은 물론 전반적인 회사 이미지에 고객의 의견도 접할 수 있다. 소니코리아에는 매주 수요일마다 20여명의 고위급 임원들이 콜센터 상담원으로 나서는 ‘VOC 데이’가 있다. 상담원으로 나서는 임원들은 고객 전화 응대법에 대한 사전 교육까지 받는다. 이 회사는 과장급 이상 직원들이 상담원으로 나서는 ‘리셉션 데이’도 마련하고 있다.》

‘VOC 데이’와 ‘리셉션 데이’에 참가하는 임직원들은 사내 게시판에 자신의 CS센터 경험담을 올려놓고 고객요구 개선책을 토론하는 시간을 갖는다.

주한 외국기업들이 소비자와의 거리를 좁히기 위해 다양한 고객 밀착형 서비스를 마련하고 있다. 즉각적인 이윤 창출에는 큰 도움이 못 되지만 장기적으로 브랜드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고객의 고민을 쏙쏙 긁어주는 마케팅 전략이 무엇보다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고객 감동’ 마케팅에는 직급도 없다. 고객의 소리를 듣기 위해서는 사장도 직원도 똑같이 뛴다.

호주계 패밀리 레스토랑 아웃백스테이크 하우스는 좌석이 가득 찼을 경우 순서를 기다리는 고객들에게 무료 음식을 제공하는 ‘웨이팅 푸드’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고객 제안에 따라 시작한 이 서비스는 한국에서만 실시하고 있는 것이 특징. 기다리는 고객들이 시장기를 느끼지 않도록 음료, 애피타이저, 샐러드, 스테이크 등이 순서대로 제공된다. ‘웨이팅 푸드’용 특별 메뉴판도 매장 내에 비치돼 있어 손님들은 자신이 원하는 음식을 골라 먹을 수 있다.

생리대 ‘위스퍼’를 생산하는 한국 P&G는 최근 생리 전문 사이트(mywhisper.co.kr)를 만들면서 전문가 코너를 별도로 마련했다. ‘위스퍼 클리닉 센터’ 코너에 접속하는 고객들은 산부인과, 정신과 의사들로부터 무료 사이버 상담을 받을 수 있다. 한국 P&G의 이우경 마케팅 부장은 “산부인과 방문을 꺼리는 한국 여성들이 전문가 상담을 통해 생리나 여성신체 변화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바로 잡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라고 코너 개설 이유를 설명했다.

회원제 북클럽을 운영하는 베델스만코리아는 강남, 종로, 대구 등지에 북클럽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처음에는 북클럽 회원들에게만 문호를 개방하려고 했으나 일반인들도 출입이 가능하도록 했다. 북클럽 센터에 들르는 고객들은 베델스만이 제공하는 각종 도서를 무료로 읽을 수 있고 다양한 문화행사도 즐길 수 있다.

렌즈 관리용품 제조회사 영한-바슈롬은 고객들이 자신에게 맞는 제품인지 먼저 알아볼 수 있도록 무료시험 착용 렌즈를 제공한다.

2년 전부터 인터넷 사이트(bausch.co.kr)을 통해 신청한 고객들에게 제공한 렌즈가 벌써 40만개를 넘었다. 회사는 월 평균 1만5000개의 렌즈를 무료 제공하다보니 재정적 부담이 크기는 하지만 조만간 일일 착용 렌즈, 난시교정 렌즈로 제공 범위를 넓힐 예정이다.

이밖에도 한국 네슬레는 ‘60 : 40 프로젝트’라는 ‘맛보기(테이스팅)’ 프로그램을 통해 10명당 평균 6명 이상 고객들이 네슬레 제품을 선호할 때까지 맛과 품질 개선을 계속한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정미경기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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