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명관 신임 전경련 부회장 "정부-재계 서로 합의 이뤄야"

  • 입력 2003년 2월 20일 18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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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소송제나 상속·증여세 포괄주의의 부작용에 대한 보완책을 마련한다면 도입해도 큰 장애는 없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20일 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 부회장에 추대된 현명관(玄明官·62·사진) 삼성 일본담당 회장은 “대기업들이 당장은 국민의 존경을 받지 못하더라도 친밀감과 사랑을 얻을 수 있도록 전경련이 앞장서서 노력하겠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현 부회장은 “민감하고 중요한 시기에 재계를 대표하는 전경련 부회장에 추대돼 걱정이 앞선다”면서 “지금은 두 가지 의미에서 매우 중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주요 전략 수출 상품들이 3, 4년 후에는 국제경쟁력을 잃게 된다”면서 “기업과 정부가 한국의 상품과 국가 경쟁력 제고를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할 중요한 시기”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기업의 변신’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업도 이제는 자기 쇄신을 통해 탈바꿈해야 합니다. 기업의 윤리성, 투명성은 경영의 기본입니다. 상품의 가격과 품질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한국 기업도 인프라를 튼튼히 해서 장기적인 경쟁력을 높이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정부와 기업의 관계에 대해 그는 “분명한 것은 정부와 재계가 반목하고 갈등하는 것은 기업이나 국가경쟁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정부와 재계 사이에 의견 차이가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정부는 기업을 설득하고 기업은 정부를 설득해서 70∼80% 수준에서라도 합의를 이루려는 노력이 중요하다는 것.

현 부회장은 행정고시를 통해 공직에 입문해 부산시 감사원 등에서 근무하다 1978년 전주제지에 입사해 삼성그룹과 인연을 맺었다. 삼성그룹 비서실장과 삼성물산 대표이사 등을 두루 거쳐 삼성 등 대기업 내부에 밝으며 정재계 인맥도 넓다. 관료의 치밀함과 경영자적 스케일을 모두 갖췄다는 평.

동갑인 손길승(孫吉丞) 전경련 회장과는 오래 전부터 친한 사이로 “서로 성격이나 사고방식, 경제관 등을 잘 알고 있어서 별도의 노력 없이도 호흡이 잘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 부회장은 그러나 “단체는 회장 중심으로 움직여야 하며 부회장은 조직의 ‘어머니’로서 내부 관리에 힘쓰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신연수기자 ys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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