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戰-北核-신정부 정책…증시 3대악재 ‘찻잔속 태풍’?

  • 입력 2003년 1월 13일 18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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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의 근본인 한국경제와 기업에 집중하라.”

한국 증시가 세 가지 악재에 휘청거리고 있다. 미국-이라크전 긴장 고조, 북한핵 문제 변수, 새 정부의 경제 정책에 대한 불안이 그것이다.

그러나 투자자에게 중요한 것은 악재 자체가 아니라 그것이 실제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다.

악재가 한국 경제와 기업의 펀더멘털에 직격탄을 날린다면 당연히 조심스러운 투자를 해야 한다. 그러나 악재가 단순히 투자심리만을 흔든다면 오히려 우량주를 싼 가격에 살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일 수도 있다.

▽미-이라크전 긴장〓전문가들은 이 악재가 이미 상당히 주가에 반영됐다고 평가한다. 유가는 급등했지만 정작 미래의 유가를 짐작하게 하는 선물(Future) 유가는 큰 변화가 없다. 즉 지금의 유가 급등은 ‘기름이 모자라 생긴 현상’이 아니라 전쟁 프리미엄이 작용한 탓이라는 분석이다. 게다가 최근 급등한 유가는 이미 주가에 충분히 반영된 상태여서 증시에는 더 이상 큰 부담이 아니다.

▽북한핵 문제〓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 선언이 알려진 10일 종합주가지수가 순간 15포인트가량 빠졌으나 이후 대부분 회복됐다. 13일에는 오히려 주가가 큰 폭으로 올랐다.

동부증권 김성노 투자전략팀장은 “북한핵 문제는 이미 충분히 알려진 악재”라며 “알려진 악재가 다 소화되면 증시는 반등의 계기를 잡는 일이 많다”고 설명했다.

▽신정부의 경제정책〓신정부의 개혁정책에 대한 우려 탓에 증시가 불안하다는 우려도 있다.

그러나 지난해 개혁 성향의 룰라 다 실바가 브라질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 브라질 증시는 오히려 안정세를 보였다. 외국인 투자자도 지난해 말부터 브라질 증시에서 순매수로 돌아섰다. 룰라 대통령의 개혁정책이 현실과 조율 속에 중도개혁으로 가닥을 잡으면서 증시 전체가 안정됐다는 평가.

동원증권 김세중 애널리스트는 “현실을 무시한 개혁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신정부의 개혁도 결국 브라질과 비슷한 중도개혁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신정부의 출범이 증시에서 악재로 작용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악재의 성격〓이처럼 최근 악재가 한국 경제와 펀더멘털을 뒤흔들 것으로 보는 전문가는 많지 않다. 악재의 성격이 단기간 투자심리를 좌우하는 정도에 그칠 것이며 이마저 대부분 증시에 반영됐다는 설명.

대학투자저널 최준철 발행인은 “시장이 어려워 보일수록 투자심리가 아닌 펀더멘털에 집중해야 한다”며 “시간이 지나면서 해소될 성격이라면 너무 두려워 말고 오래 기다릴 준비를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이완배기자 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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