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지주, 조흥은행 인수…노조 ´총파업 불사´ 반발

  • 입력 2002년 12월 26일 15시 14분


신한금융지주의 조흥은행 인수가 확실시되면서 '대형화(consolidation)'를 테마로 한 국내 은행산업의 자율적 구조조정이 마무리단계에 접어들었다.

옛 국민-주택은행 합병으로 시작된 대형화추세는 하나-서울, 신한-조흥은행 합병으로 이어져 앞으로 은행권은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등 4강(强)체제로 재편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형화추세에서 소외된 한미 제일 외환은행도 내년에는 어떤 방식으로든 짝짓기대열에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조흥은행 노동조합과 금융산업노조는 '총파업도 불사하겠다'며 정부의 우선협상자 선정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은행산업, 4강 구도로 재편〓전세계적으로 '작지만 강한 은행'은 더 이상 설자리가 없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은행업은 '규모의 경제(Economy of Scale)'가 대세로 자리잡았다. 국내에서도 총자산 200조원이 넘는 국민은행이 탄생하며 시장주도권을 장악하자 다른 은행들도 몸집불리기에 나섰고 기준선은 '총자산 100조원'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앞으로 은행권은 이 기준을 충족할 수 있는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등 4강 구도로 재편될 것이 확실시된다. 이들이 총자산 100조원을 바탕으로 비용절감과 수익증대에 나서면 나머지 은행은 심각한 타격을 받게 된다.

구체적으로는 국민은행(총자산 204조원)과 신한지주(136조5000억원)가 1,2위 다툼을 벌이고 우리은행(94조원)과 하나은행(86조원)이 3,4위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합병대열에서 소외된 한미 제일 외환은행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유력한 합병파트너를 놓치면서 시장점유율이 점점 더 낮아질 것으로 예상돼 장기적인 성장가능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미 제일 외환은행간 짝짓기가 시도되겠지만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정부와 신한의 가격협상〓공자위 매각소위는 이날 △매각가격 상향조정 △주식지급분의 현금화방안 마련 △조흥은행 상호 사용권고 등 3가지 의견을 달았다.

공자위는 내년 1월 전체회의를 열어 신한지주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최종선정한후 본격적인 가격협상에 들어갈 예정이다.

신한지주는 입찰제안서에서 추가부실이 발견되면 인수가격을 최대 10%깎을 수 있다는 내용만 포함시켰을 뿐 상향조정은 고려하지 않았다. 정부는 인수가격(주당 6150원)을 더 올리려고 하겠지만 신한지주가 이를 수용할 가능성은 낮아 어려움이 예상된다.

또 신한이 정부지분 40%를 주식으로 살 때 이를 어떻게 현금화시킬지에 대한 협의도 중요한 과제다. 따라서 하나은행이 서울은행을 인수할때처럼 신한지주 주가가 떨어져도 일정수준의 최저하한선을 보장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신한지주는 조흥은행을 자회사로 편입한뒤 2년동안 인사 영업 전산 등 모든 시스템을 신한은행 방식으로 바꾼다는 계획이다.

▽신한지주 선정이유〓신한지주는 조흥은행의 주당가치를 6150원으로 평가한 반면 서버러스 컨소시엄은 20% 가까이 낮은 5000원을 제시했다. 정부보유 은행주식매각의 가장 중요한 원칙인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 측면에서 신한이 월등히 유리했던 것.

또 국내 은행산업의 장기발전 측면에서 단기매매차익을 노리는 투자펀드 보다는 은행업을 주력사업으로 하는 신한지주가 낫다는 평가를 내렸다.

정부는 아울러 국민은행의 독주를 견제할 '제2의 대형은행' 탄생을 원하고 있었다.

김두영기자 nirvana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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