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서울 부동산시장 결산]아파트값 폭등 12년만에 재현

  • 입력 2002년 12월 19일 17시 46분



올해 서울 부동산 시장의 화두는 1990년 이후 최고 상승률을 보인 ‘아파트값’이었다. 여기에 주상복합과 오피스텔 공급 증가, 땅값 상승, 각종 정부 규제의 부활 등으로 어느 때보다 주목을 받았던 한 해였다. 올해 부동산 시장을 주요 테마별로 정리한다.

▽시장 중심에서 정책 중심으로〓주택시장은 외환위기 이후 줄곧 시장원리 중심으로 움직여왔다. 정부 규제가 대거 풀렸다. 분양가 자율화, 분양권 전매제한 해제 등이 주요 내용이었다.

하지만 예상을 뛰어넘는 집값 상승으로 정부 규제가 부활했다. 청약 자격이 제한되고 분양권도 일정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면 사고팔지 못한다. 부동산 시장은 ‘정책 시장’이라는 구태가 재현된 셈이다.

▽서울 청약경쟁률 ‘전고후저(前高後低)’〓올해 서울 동시분양에서는 모두 9972가구 모집에 61만여명이 몰려 사상 최고의 경쟁률(61.9 대 1)을 기록했다. 하지만 월별 청약경쟁률은 7차 동시분양(168.8 대 1)을 기점으로 하반기 들어 뚜렷한 감소세를 보이는 ‘전고후저’ 현상을 보였다.

이는 △1가구 2주택자 1순위 자격 상실 △재당첨 금지 △분양권 전매 제한 등 정부의 초강도 부동산 안정대책이 ‘약효’를 발휘했기 때문이다. 서울의 기존 집값도 3·4분기 이후 안정 기미를 보이면서 주상복합아파트, 오피스텔, 상가 등 여타 부동산이 약진했다.

▽주상복합아파트, 틈새상품에서 주력상품으로〓서울 아파트값을 잡기 위한 정부의 규제조치가 이어지면서 주상복합아파트가 반사이익을 톡톡히 봤다. 공개청약에도 불구하고 신규 분양되는 주상복합아파트마다 청약자들이 몰리면서 연일 청약경쟁률 기록을 세웠다.

공급물량도 크게 늘었다. 1997년 96가구에 불과하던 분양물량은 △99년 3381가구 △2000년 6489가구 △2001년 1만1164가구로 급증했다. 올해는 모두 285개 단지에서 1만1231가구가 공급돼 6년 사이에 무려 117배로 늘었다. 수도권에 집중됐던 신규 공급이 부산 대구 등 지방으로 확산 증가한 것도 특징.

평당 매매가는 지난해 1012만원에서 올해 1166만원으로 평균 15% 상승했다. 현재 분양가 대비 프리미엄이 가장 높은 주상복합아파트는 10월 말 입주한 도곡동 타워팰리스 1차로 평균 프리미엄이 8000만원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피스텔 공급량 사상 최대〓올해 서울 등 수도권에 공급된 오피스텔 물량은 8만2000여실로 사상 최대 공급량을 기록했다. 작년의 2배가 넘는 물량이 쏟아지면서 오피스텔 공급과잉 우려를 낳기도 했다. 실제로 서울 내에도 분양가 이하의 분양권 매물이 시장에 나와 있고 일산에서는 기존 오피스텔도 분양가 이하 매물이 쌓이고 있다.

분양 물량이 본격적으로 입주를 시작하면 내년 4만1000여실, 2004년 6만6000여실이 들어설 예정이어서 내년부터 오피스텔 시장은 공급과잉이 현실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테마형 상가 공급 러시〓올 한 해 상가 분양시장도 활황을 보였다. 저금리 기조와 정부의 주택시장 안정대책 등의 영향으로 시중자금이 빠르게 유입됐기 때문. 9·4 주택안정대책 직후 분양을 시작한 서울 동대문구 용두동 ‘동의보감 타워’는 분양 1주일 만에 800개 점포가 모두 팔렸다. 쇼핑몰로서는 최초로 ‘입찰 분양’을 실시한 영등포구 신도림동 ‘제2 테크노마트’ 2차 분양에서도 점포 580개가 분양 당일 팔려나갔다.

아파트 단지 내 상가도 입찰자가 몰려들면서 낙찰가가 내정가의 2∼3배를 웃도는 현상도 벌어졌다.

의류 액세서리 등 쇼핑몰에 치우쳤던 테마상가가 한약재, 애완견, 어린이용품 전문 등 다양해진 것도 특징. 9월 국내 최초의 한방 전문 쇼핑몰로 눈길을 끌었던 동의보감 타워에 이어 ‘한솔 동의보감 한방타워’ ‘한방천하’ 등이 줄지어 분양해 성공을 거뒀다.

▽전원형 상품 공급 늘어〓주5일 근무제 등으로 여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펜션, 전원주택 등 전원형 상품도 큰 인기를 누렸다.

경기 남양주시 평내지구에 공급한 포레스트힐과 용인시 죽전지구 단독주택지가 평균 22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전원주택 전문업체 드림사이트코리아에 따르면 평내지구는 2000만∼3000만원, 죽전지구는 최고 2억원의 웃돈이 붙은 상태다.

전원주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대우건설, 포스코건설 등 대형 건설사가 속속 전원주택 사업에 발을 들여놓기도 했다.

아파트 전세금 지역별 상승률 (단위:%)
지역상승률
서울 전체14.9
종로구26.4
영등포구23.8
서초구20.7
중랑구20.6
성동구18.2
구로구17.9
노원구17.7
은평구17.7
동작구17.4
서대문구16.1
자료:유니에셋

서울아파트 매매가 상승률 베스트10 (단위:%)
아파트변동률
영등포구 신길동 우진아파트 14평형83.9
강남구 도곡동 주공1차 10평형80.3
도봉구 창동 주공18단지 22평형79.0
송파구 송파동 주공3단지 17평형76.9
서대문구 연희동 시범 12평형75.8
영등포구 신길동 우진 18평형72.5
강남구 삼성동 AID2차 15평형71.6
서초구 서초동 삼익 20평형68.9
송파구 가락동 원호주공 13평형68.1
관악구 신림동 강남아파트 17평형67.6
자료:유니에셋

고기정기자 koh@donga.com

김창원기자 changki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