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칠레 FTA협상 최종 타결…車-휴대전화 관세철폐

  • 입력 2002년 10월 24일 18시 43분


한국으로서는 첫 자유무역협정인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이 3년간의 본격 협상 끝에 타결됐다.

한국 정부는 24일 금융서비스와 투자문제 등 남은 쟁점에 대해 칠레측과 합의함에 따라 한-칠레 FTA 협상이 타결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정부는 이날 오전 전윤철(田允喆)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장관 주재로 대외경제장관회의를 열고 마지막 쟁점이었던 금융서비스와 투자문제를 이번 협정에서는 제외하되 4년 후에 포함 여부를 논의한다는 칠레측 요구를 수용하기로 결정했다.

한국과 칠레는 합의된 협정문과 양허안을 CD에 담아 서로 교환하는 형식으로 협상의 최종 결과를 확인하는 가서명 절차를 밟기로 했다. 가서명된 협정은 국무회의 심의, 대통령 재가 등 행정부 내 절차와 국회의 비준을 받아 이르면 내년 상반기 발효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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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나라 정부가 합의한 양허안에 따르면 한국 농가에 결정적인 피해를 줄 것으로 우려됐던 배 사과 쌀이 빠지는 대신 한국의 대(對)칠레 주력 수출품인 세탁기와 냉장고 등 2가지 백색가전제품이 함께 제외됐다. 포도는 계절관세를 적용해 11∼4월에만 낮은 관세를 물리기로 했다.

공산품 가운데 승용차와 화물자동차 휴대전화 컴퓨터 등은 발효 즉시 관세가 철폐되고 석유화학제품과 자동차 부속품 등은 5년 안에 관세가 철폐된다.

농산물은 고추 마늘 양파 낙농제품 등 고율(高率) 관세가 적용되는 품목은 도하개발어젠다(DDA) 협상이 끝난 뒤 양허 문제를 논의키로 했다.

칠레의 주요 수출품인 수산물에 대해서는 한국이 홍어 정어리 등 민감한 품목의 무관세 목표기간을 최대 10년까지 늦추기로 했다.

이번 합의로 한국은 중남미 지역 진출의 경제적 교두보를 확보하고 일본 등 다른 국가들과의 FTA협정 추진에 박차를 가하게 됐다. 그러나 협상과정에서 한국은 관계 부처간 조율 미비 등으로 막판에 금융서비스와 투자부문에서 칠레측에 양보하는 등 협상력에 큰 문제가 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편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등 농민단체들은 대규모 반대집회와 비준 거부운동을 벌이기로 하는 등 협상 결과에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반면 전경련 등 경제단체는 대체로 한-칠레 FTA 협정 타결을 환영했다.

김광현기자 kkh@donga.com

구자룡기자 bonhong@donga.com

천광암기자 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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