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현대차-다임러-미쓰비시 “130억 달러 부품 공동구매”

  • 입력 2002년 10월 11일 18시 04분


현대자동차는 제휴관계에 있는 다임러크라이슬러, 미쓰비시자동차와 함께 연간 130억달러에 이르는 부품의 공동 개발 및 구매를 추진한다.

현대차는 11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본사에서 이용도 현대·기아차구매본부장 등 3사의 구매본부장이 참석한 가운데 ‘글로벌 공동구매회의’를 갖고 한국 미국 유럽 일본 등에서 각 사가 구매하는 엔진 관련 부품 등 전략 품목에 대한 공동개발 및 구매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구매본부장들은 이날 합의를 기초로 곧 품목을 선정해 부품의 표준화와 공동개발 및 구매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전 세계적으로 경쟁업체끼리 공동구매하는 사례는 가전업체나 이동전화업체 등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GM이나 포드보다 구매 규모 커〓공동구매를 추진 중인 3사의 부품 규모 총액은 연간 130억달러로 제너럴모터스(GM)그룹의 111억달러, 포드그룹의 98억달러를 크게 웃돈다.

이 본부장은 “전 세계적인 구매정보를 공유해 원가를 절감하고, 현지 생산거점에 대한 부품공급망 구축이 훨씬 간편해질 것”이라며 “이번 공동구매의 목표는 최적의 구매시스템 및 상호 협업 시스템 구축”이라고 말했다.

또 일본 부품업체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국내 부품업계도 미국 및 유럽의 선진 부품기술과 접목하는 계기가 돼 부품업체의 경쟁력 향상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현대측은 설명했다.

▽온라인으로 공동구매, 세계적 추세〓이 같은 동종업계간 부품 공동구매는 전 세계를 대상으로 구매 경쟁력을 높이는 한편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점차 확산되는 양상이다. 미국에는 GM, 포드, 다임러크라이슬러 등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설립한 코비신트(Covisint)라는 온라인 기업이 있다. 경쟁사들이 공동출자해 만든 이 회사는 자재의 공동구입 및 재고관리를 맡고 있다. 자재관리를 코비신트에 맡긴 후 자재비 절감률이 매출액의 6∼7%에 이르렀다. 프랑스 르노와 일본의 닛산자동차는 지난해 50 대 50의 비율로 합작회사를 세워 연간 145억달러어치의 부품을 공동구매했다.

세계 에어컨시장에서 1, 2위를 다투는 LG전자와 일본 마쓰시타전기도 지난해 가정용 룸에어컨사업 분야에서 협력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주요 골자는 룸에어컨 판매 및 부품공동구매. 부품공동구매 규모가 커질 경우 주요 부품의 표준화 작업을 주도할 수 있는 이점도 있다.

또 차오싱 커젠 중싱 등 중국의 17개 이동전화기업체도 초기 시장진입을 위해 작년 6월 단말기 기술공동개발과 함께 부품의 공동구매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단말기 동맹을 결성하기도 했다.

이강운기자 kwoon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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