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는 한국인이어야〓과거에는 다국적 기업의 한국법인이 출범할 때 직원들은 대부분 한국인이어도 CEO만은 외국인인 경우가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한국인을 CEO로 올리는 경우가 많아졌다.
한국암웨이는 한국에 진출한 지 11년 만인 올 5월 처음으로 한국인인 박세준(朴世俊·50)씨를 사장으로 임명했다.
다국적 식품회사인 네슬레도 4월 한국네슬레 사장으로 이삼휘(李森徽·54)씨를 내세웠다. 1987년 한국네슬레를 세운 이후 처음이다. 이 사장은 취임사를 통해 “본사의 현지화정책에 맞춰 다국적기업인 네슬레를 좀 더 한국 시장상황에 맞는 기업으로 만드는 데 주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코닥은 강동성(姜東成·47) 사장이 외국인 사장에 이어 취임한 2000년 3월 이후 실적이 크게 향상되기도 했다. 지난해 매출과 수익이 전년보다 각각 15%, 5% 늘었고 필름시장 점유율도 35%에서 42%로 늘어난 것.
▽한국시장에 맞는 제품에 주력해라〓2000년 말 한국시장에 진출한 JVC는 종합가전 메이커지만 한국시장에서는 디지털 캠코더와 오디오를 집중적으로 선보였다. 초창기 한국기업들이 강하지 않은 분야를 집중 공략해야 했기 때문. 최근에는 PDP TV 등 홈시어터도 함께 내놓고 있다.
JVC코리아는 비슷한 시기에 진출한 일본 기업들 가운데 단연 돋보이는 성적을 올리고 있다. 올해 예상 연매출은 850억원가량.
최근 컴팩과 합병한 한국휴렛팩커드(HP)는 다양한 제품군 가운데서 ‘선택과 집중’ 전략을 잘 쓰고 있다. PC시장에서는 한국 업체들의 데스크톱PC 점유율이 워낙 높기 때문에 노트북PC 시장에 주력하고 있다. 한국기업들이 별로 눈을 돌리지 않을 때 개인휴대단말기(PDA)에 몰두해 ‘아이팩’은 한국 내 고가 PDA 시장에서 독보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세계 데이터베이스 시장에서 1위를 달리는 오라클도 한국 시장에서는 기업용 솔루션업체로 잘 알려져 있다. 한국오라클이 기업용 전자상거래사업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이다.
기업간 전자상거래가 활성화되면서 한국오라클 매출도 가파르게 상승했다. 전 세계 145개 오라클 지사 가운데 한국오라클은 매출규모에서 10위권 내에 드는 우량한 지사로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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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준기자 love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