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동빈기자의 자동차이야기]‘사고예방’ 전조등 켜는 습관을

  • 입력 2002년 9월 13일 19시 33분


부산지역 시내버스들이 9일부터 낮에도 전조등을 켜고 운행하기 시작했다. 다른 운전자들에게 버스의 식별성을 높여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운전자들은 유달리 전조등을 켜는 데 인색할 뿐만 아니라 낮에 다른 운전자가 전조등을 켜고 다니면 화를 내는 경우까지 있다. 이번 조치도 당분간 거부감을 줄 것은 분명하다.

우리나라 운전자들이 전조등 사용을 꺼리는 데는 이유가 있다. 20여년 전에는 낮에 전조등을 켜면 등화규칙 위반으로 경찰관에게 단속을 당하기도 했다. 연료가 많이 소비된다는 인식 때문에 웬만큼 어두워져도 전조등 스위치를 틀지 않는다.

그렇지만 전조등을 자주 사용한다고 해서 연료 소모에 큰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비오는 날이나 일몰 직후부터 전조등을 켜면 사고를 훨씬 줄일 수 있어 유리한 점이 많다.

밤이 긴 스웨덴 노르웨이 덴마크 등 북유럽 3국과 캐나다 등에서는 낮에도 전조등을 켜는 것이 의무화돼 아예 시동을 걸면 자동으로 불이 켜진다.

스웨덴과 핀란드는 1970년대부터 전조등 점등을 의무화한 결과 차량간의 다중 충돌 사고가 15∼30%나 감소했고 90년부터 도입한 캐나다도 20% 감소한 것으로 보고됐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 운전자는 일몰시간대에 60%가 전조등을 켜지 않고 완전히 어두워진 일몰 후 20분이 지나도 33%나 전조등을 켜지 않고 운행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교통사고 유발의 한 원인이 되는 것은 물론이다.

건설교통부는 주간 전조등 켜기를 의무화할 경우 교통사고율이 8.3% 감소하고 연간 1조2500억원의 사회비용 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제부터 낮에는 그렇다 치더라도 비오는 날이나 일몰 직전부터는 전조등을 켜는 습관을 들인다면 교통사고 예방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부산〓석동빈기자 mobid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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