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대기업 ‘유럽공략’ 박차…“고급이미지로 승부”

  • 입력 2002년 7월 24일 17시 50분



‘이제는 유럽시장.’

대기업들이 앞다퉈 유럽 시장을 두드리고 있다. 올 들어 유로화의 본격적인 유통으로 하나의 거대 시장이 형성되고 있는 유럽은 최근 미국 달러화 가치가 떨어지면서 한국 수출기업들의 ‘대안(代案)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각 기업은 이제 과거의 ‘싸구려’ 이미지를 벗어 던지고 고급 이미지를 쌓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유럽에 나가는 제품에 새 기술을 계속 접목해 소비자의 시선을 끄는 등 시장공략을 위한 다양한 대책을 세우고 있다.

▼컬러휴대전화등 기술 우위▼

▽휴대전화, 교체 시장을 잡아라〓삼성전자는 미국에서 휴대전화 성공을 발판으로 세계 1위 업체인 노키아가 버티고 있는 유럽도 공략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면밀하게 계획을 짰다. 유럽의 휴대전화 가입률은 이미 70∼80%. 따라서 싸고 통화가 잘되는 것만으로는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기 어려웠다.

삼성이 들고 나온 것은 기술력과 마케팅. 컬러휴대전화가 드문 유럽에 컬러를 앞세웠고 곧 카메라가 달리고 다중 사운드가 되는 휴대전화를 선보인다. 매출의 5% 가까이를 TV 광고에만 투입할 예정.

LG전자도 올해 유럽시장에 첫발을 내디뎠다. 이미 10개국에 G7000 제품을 선보였으며 지역을 계속 확대할 계획이다.

유럽에 대한 삼성의 올 상반기 휴대전화 수출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의 2배였다. 또 LG는 올해 200만대의 휴대전화 수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소형-디젤車 마케팅 강화▼

▽자동차, 실속형 소비자가 타깃〓유럽소비자들은 대형 고급차가 아니면 대체로 실속형인 소형차나 디젤차를 선호한다. 현대차는 이에 따라 아토스, 비스토, 베르나를 곧 새 모델로 교체해 내놓고 클릭(수출명 겟츠)까지 추가할 예정이다.

기아차는 도요타, 폴크스바겐, 오펠 등 세계 유명 자동차 회사의 중역을 지낸 장 샤르 리벤스를 유럽지역 판매 부사장으로 아예 영입했다. 디젤차에 강점을 지닌 기아차는 카렌스Ⅱ, 쏘렌토 등을 잇따라 선보이며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현대차의 상반기 유럽 수출실적은 13만7800대로 작년동기대비 9% 늘었다. 반면 기아차는 3만5798대로 33% 줄었다.

▽고가(高價)가전으로 승부한다〓유럽 가전시장은 이미 제너럴일렉트릭(GE) 월풀 아에게 보쉬 밀레 등 유수 제품들이 점령하고 있다. 따라서 ‘프리미엄’ 제품을 앞세울 수밖에 없다.

LG전자는 유럽공략 3년째인 올해를 기점으로 고가형 제품 비중을 크게 늘리고 있다. 양문(兩門)형 냉장고는 지난해 상반기 20%에서 올해 30%로, 전자파 없는 조리기기는 42%에서 50%로 크게 늘렸다. LG전자 마케팅팀 한규 부장은 “새 제품을 선보이면서 가격을 조금씩 올려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가가전제품 생산 늘려▼

삼성은 스페인에서 생산하는 고가가전제품 생산량을 올해 크게 늘리고 있다. 프로젝션·액정표시장치(LCD) TV에 이어 플라스마디스플레이패널(PDP) TV까지 생산할 예정. 진대제 삼성전자 디지털미디어 총괄 사장은 “올해 유럽지역 매출을 80억달러에서 150억달러로 늘리겠다”며 “2005년까지 500억달러로 꾸준히 증대시킬 방침”이라고 말했다.

삼성 반도체 부문도 ‘통신용 D램’이나 플래시 메모리 등 유럽의 통신업체를 대상으로 새 제품을 꾸준히 내놓고 있다.

하임숙기자 artemes@donga.com 최호원기자 besti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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