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국내 벤처업계 작년 3010억 적자전환

  • 입력 2002년 5월 5일 17시 56분


지난해 국내 벤처기업들의 수익성이 1년 전보다 크게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경제연구소가 5일 내놓은 ‘벤처경영의 재정립’이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중소기업청에 벤처인증기업으로 등록된 1만1000여 벤처기업이 2000년에는 총 7736억원의 흑자를 올렸으나 2001년에는 3010억원의 적자를 냈다.

배영일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국내 벤처기업들의 순이익이 1년 만에 1조원이나 급감해 내실 기반의 취약성을 여실히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또 “국내 벤처기업들이 기술을 수익성 있는 사업으로 발전시키지 못한 상황에서 각종 ‘게이트’로 신뢰성이 추락하면서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게 됐다”며 벤처기업들이 한국경제의 필수 요소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경영상(像)과 가치관을 재정립해야 할 시점에 왔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원천기술 개발과 확실한 사업계획 △벤처캐피털들의 정확한 판단 △전문경영인제도 도입 △벤처기업 퇴출시스템 확립 △정부가 아닌 시장 차원의 벤처지원 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배 수석연구원은 “1만여 개의 벤처기업 중 자생력을 갖춘 기업은 5%에 지나지 않을 것”이라며 “외부 전문인 영입으로 지분을 낮추고 글로벌 시장에서 기술과 아이템의 상업성을 인정받을 수 있어야 벤처는 살아남는다”고 말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또 지난해 12월 현재 국내 벤처기업의 평균 자본금은 237억원으로 1년 전보다 23% 늘었으며 회사당 평균 매출액은 53억원으로 13% 증가했다. 그러나 코스닥 등록기업의 평균 시가총액(지난해 12월 기준)은 680억원으로 미국 나스닥 등록기업 평균의 8%에 불과했으며 시가총액이 1000억원 이상인 기업도 60여 개에 그쳤다.

최호원기자 bestiger@donga.com

성공 요소별로 본 한미 벤처기업의 차이
 미국한국
아이템-원천기술-기술과 사업성 연계-응용기술-기술에만 집착
투자확보-사업성 기반으로 투자 유치 -벤처캐피털의 경험 풍부 -기술기반으로 투자 유치-벤처캐피털의 경험 부족
인력수급외부 전문경영인 영입이공계 창업자의 CEO 겸임
경영시스템-투자금 경영-성장단계별로 경영시스템 변화-차입금 경영-초기 경영시스템 유지
투자금회수-엄격한 퇴출 기준-M&A를 통한 투자금 회수-퇴출이 적은 대신 신규등록 엄격-청산을 위한 M&A
외부환경-벤처 네트워크 견실-우량기업에 대한 시장의 직접 지원-벤처 네트워크 붕괴-정부지원으로 구조조정 지연
자료:삼성경제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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