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주식형 수익증권 잔고 7兆 돌파

  • 입력 2002년 3월 6일 17시 27분


투신권의 주식 매수 기반인 주식형 수익증권 잔고가 7조원을 돌파했다.

이는 종합주가지수가 800선을 돌파하면서 시중자금이 꾸준히 투신권에 유입되고 있다는 증거. 3월말까지가 가입시한인 장기증권저축도 3조원어치 이상 팔렸다. 그러나 시중자금이 간접투자상품에 들어오는 속도와 규모는 99년과 비교할 때 매우 느리고 작다.

▽많이 들어오고 많이 나간다〓주식형 수익증권은 2001년 연초부터 꾸준히 증가했다. 연초 4조원대로 출발한 잔고는 9월말 5조원, 12월에는 6조원대로 늘었다. 4일 현재 잔고는 7조570억원으로 지난해 9월말보다 30.2% 증가했다.

SK증권에 따르면 정부가 증시부양 목적으로 도입한 증권저축상품의 판매실적은 2월20일 현재 6조3000억원. 이중 지난해 10월22일부터 판매돼 3월까지 가입이 가능한 장기증권저축은 3조4000억원어치가 팔렸다. 이 상품은 주식투자비중이 70% 이상이다.

이렇게 유입된 자금으로 투신을 비롯한 기관투자가가 주식을 사들이면서 외국인투자자의 매도공세를 받아냈고 주가지수는 840선까지 올랐다. 기관은 6일에도 133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그러나 ‘바이코리아’ 열풍이 불었던 99년 7월 한달 동안에만 11조원이 주식형 수익증권에 유입됐던 것에 비하면 최근 상황은 그리 신통치 않은 수준이다.

김영준 삼성투신운용 주식1팀장은 “주가지수가 800선을 넘어서면서 수익증권을 팔고 돈을 찾아가는 고객도 더 많아졌다”며 “투신권 전체에는 돈이 늘었을지 모르지만 아직 개개 펀드를 운용하는 펀드매니저들이 느낄 수 있을 만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99년 같은 열풍은 없을 것〓김세중 동원증권 연구원은 “자금이 투신권으로 몰리는 것에 대한 기대치를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99년 당시와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는 것.

김 연구원에 따르면 당시는 금리와 환율의 변동성이 심해 채권투자의 위험이 컸다. 따라서 채권투자에 매력을 느끼지 못한 시중자금이 주식형 수익증권에 흘러들었다는 것. 그러나 현재는 금리 등이 안정된 상태로 그만한 유인이 없다.

당시 투신사들의 캠페인을 믿고 투자했다가 이후 대우사태 등으로 손해를 본 투자자들이 간접투자상품을 믿지 않게 된 것도 99년과는 다른 점이다.

당시 주가지수 850이상에서 수익증권에 가입했다가 아직 손해를 본 채 기다리고 있는 투자자들이 주식 보유 금액으로 4조3000억원에 이른다고 김 연구원은 분석했다.

이 매물을 다 받아낼 수 있느냐가 이번 장의 고비이기도 하다.

신석호기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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