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특집]중형차가 내수시장 쾌속 질주

  • 입력 2001년 11월 14일 20시 40분



‘중형차가 국민차?’

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승용차 시장에서는 배기량 1500㏄ 미만의 소형차 점유율이 50%나 될 정도로 비중이 컸다. 하지만 삶의 질이 향상된 요즘에는 중형차의 수요가 급격하게 늘면서 소형차의 설 땅이 점차 좁아지고 있다. 국민차라는 기치와 함께 급부상했던 경차도 이제는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정도. 배기량 1800∼2000㏄급 중형차가 가장 대중적인 차량으로 떠오르고 있다.

▽‘국민차는 중형차’〓올들어 10월까지 뉴EF쏘나타, SM520, 옵티마, 매그너스 등 배기량 1800∼2000㏄의 엔진을 장착한 중형차의 내수 판매량은 22만5509대. 전체 승용차 내수 시장의 25.2%로 가장 비중이 컸다. 네 사람 중 1명은 중형차를 산 셈이다. 같은 기간 중 판매된 소형차는 18만7625대로 21.0%에 머물렀다. 지난해 22%로 가장 큰 판매비중을 차지했던 소형차가 중형차에 1위 자리를 내준 것. 가장 많이 팔린 차종도 현대의 EF쏘나타로 중형차급에서 배출됐다. 올들어 9월까지 8만9651대가 팔려 전체 승용차 내수시장에서도 11%를 차지했다. 중형차의 ‘득세’는 택시시장을 통해서도 엿볼 수 있다. 배기량 1500㏄급 택시의 생산 중단으로 소형택시는 서서히 자취를 감추고 있으며 모든 택시가 중형으로 교체되고 있다. 자동차 각 사의 간판차종도 모두 중형차량급으로 바뀌었다. 현대의 EF쏘나타 기아의 옵티마 르노삼성의 SM시리즈가 모두 중형급. SM5시리즈는 올들어 9월까지 총 4만5963대가 팔려 전체 승용차 시장의 5.8%를 차지했다. 옵티마도 기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베스트 셀링 카’다.

▽소득 변화가 주력차종 변화 주도〓중형차의 판매가 점차 늘고 있는 것은 전체적으로 소득수준이 향상되면서 편의성과 안전성을 골고루 갖춘 중형차를 선호하고 있기 때문. 경차나 중소형차를 몰던 운전자들이 중형이나 대형차로 이동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고 처음 차를 구입하는 초보 운전자들도 과거와 달리 중형차로 시작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 김주홍 과장은 “자동차 메이커들이 수요가 늘고 있는 중형차의 품질 개선에 총력을 기울이면서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며 “소형차의 성능과 안전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되지 않는 한 중형차를 선호하는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정훈기자>sunshad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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