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시장 '값싼 노동력'은 옛말, 외국기업은 임금 20∼50% 더줘야

  • 입력 2001년 8월 10일 18시 26분


온라인카드업체 ‘인터카드넷(www.cardkorea.com)’은 지난해 9월 중국 베이징에 디자인센터를 열었다.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였다. 한국에는 마케팅부서만 운영할 방침이었다. 그러나 이 생각은 잘못됐다. 중국에서 ‘고급디자이너’로 불리는 사람을 월 50만원에 고용했지만 한국디자인을 중국식으로 바꾸는 수준에 불과했다. ‘개발’이 가능한 디자이너는 월100만원 이상을 줘도 구하기가 어려웠다. 인터카드넷은 결국 한국에서 디자인을, 중국사무소는 시장공략 중심으로 방침을 바꿨다.

‘값싼 노동력’이 중국시장의 매력이던 시대가 지나가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이 10일 발표한 ‘중국, 더 이상 저임금 아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외국기업은 중국기업의 임금수준보다 20∼50% 높은 임금을 주도록 지방정부별로 규정하고 있다. 또 주택보조금을 포함한 국가보조금과 사회복리비로 근로자가 받는 임금의 약 40%를 기업이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상하이 베이징 등은 중국 평균보다 임금이 3배 가량 높고 관리직과 정보기술 IT업종의 임금은 최고 8배에 달한다.

한국벤처기업의 중국진출을 지원하는 ‘오비스’가 베이징의 IT기업 평균임금을 조사한 결과 △고졸사원 약 30만원 △대졸신입사원 약 40만원 △웹디자이너 약 50만원 △프로그래머(5년차) 약 90만원이었다. 여기에다 중국의 외국투자기업 관리회사인 ‘페스코’에 직원 1인당 20만∼40만원의 사회보장비를 내야한다는 것.

LG경제연구원의 지만수 책임연구원은 “싼임금만 바라보고 중국에 진출했던 중소기업들이 최근 사업을 접는 사례가 많다”며 “중국 인건비는 지역별 직종별 차이가 크므로 구체적인 조건을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승진기자>saraf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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