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금리 안정 자금방출…월말까지 5조6000억원

  • 입력 2001년 4월 27일 23시 11분


한국은행은 27일 채권시장 안정을 위해 이날부터 30일까지 5조1000억∼5조6000억원을 금융권에 풀기로 했다. 이로 인해 최근 급등하던 채권수익률이 조금 내렸다.

하지만 원―달러환율이 14.3원이나 오르고 주가는 떨어지는 등 금융시장은 여전히 불안한 양상을 보였다.

한은은 27일 만기가 돌아온 4조6000억원어치의 환매조건부채권(RP)을 모두 받아들여 보유 금융기관에 전액 현금으로 상환했다. 한은은 금융기관들이 이 자금으로 채권을 사들여 시중금리가 안정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또 30일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통안증권 가운데 5000억∼1조원을 현금으로 갚고 5월중 만기가 돌아오는 통안증권 5조3000억원 중 일부도 필요할 경우 현금으로 상환해주기로 했다.

한은의 이 같은 대책으로 3년만기 국고채 유통수익률은 전날보다 0.08%포인트 떨어진 연6.85%에 마감됐다. 3년만기 회사채 수익률도 8.11%로 0.06%포인트 떨어졌다.

이 같은 채권시장 안정대책에 대해 채권시장 관계자들은 “금리를 끌어내리는 역할을 하기에는 약하다”고 말했다.

▽최근 금리 급등의 배경〓경기 회복세가 예상보다 빠르고 물가도 가파르게 오르면서 금리가 서서히 상승하는 상황에서 일부 투신운용사들을 위주로 한 머니마켓펀드(MMF)의 대량 환매가 급상승의 ‘촉매’역할을 했다.

MMF는 장부가평가를 하지만 금리차가 1%포인트 이상 벌어지면 시가를 반영한다. 손실을 우려한 고객들이 환매에 나섰고 투신권은 내줄 돈을 마련하려고 채권을 내다 팔았다. 반면 채권의 매수세력은 없어 거래가 실종되면서 금리가 상승했다.

▽약효 점검과 향후 금리 전망〓시장 관계자들은 “정책 당국이 금리 대책으로 내놓을 묘방이 없다는 점을 이미 알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다만 채권시장의 불안심리가 풀릴 조짐이 감지되는 것은 이번 대책의 부산물인 셈이다. 삼성증권 장영규 채권분석팀장은 “채권 수요심리 자체가 아주 약하지만 금리 수준이 이를 되돌릴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26일까지 관망세가 지배하던 시장에서는 이날 3년만기 국고채 금리의 상한선을 7.2%나 7.3% 등으로 거론하는 움직임이 포착됐다.

<이진·이나연기자>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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