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작년 부채율 크게 감소…증시등 외적변수 영향 커

  • 입력 2000년 5월 17일 19시 33분


지난해 우리나라 제조업은 31년만에 부채비율이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지고 경상이익률은 95년 이후 가장 높아 재무구조 및 수익성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기업체의 수익성 개선이 영업이익 증가보다는 금융비용 부담 감소, 환율하락, 주식평가 차익 등 영업외적인 요인으로 이뤄져 경영환경이 악화할 경우 수익성이 지속될지 의문이다.

한국은행은 17일 비상장사를 포함해 매출액 15억원 이상 3048개 제조 및 비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지난해 각종 경영지표를 분석한 ‘99년 기업경영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기업경영 대폭 개선〓지난해말 현재 제조업의 부채비율은 214.7%로 98년말의 303.0% 보다 88.3%포인트 하락, 68년(207.5%)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매출액 대비 경상이익률도 98년 -1.8%에서 3.5%포인트 오른 1.7%를 기록하면서 97년 이후 2년간 지속된 적자에서 탈피했다. 즉 지난해 제조업체는 1000원 어치를 팔아 17원의 이익을 남겼다.

▽뜯어보면 외화내빈〓지난해 제조업체의 부채비율이 크게 내려간 것은 주식 호황을 틈탄 대규모 유상증자 등 자기자본 증가요인이 컸다. 즉, 유상증자 등을 통해 자기자본이 53조 늘어난 요인이 부채비율을 89.1%포인트 끌어내렸다.

매출액 대비 경상이익률은 3.5%포인트 늘었지만 영업이익률은 0.5%포인트 증가에 그쳐 경상이익률 증가에 기여한 비율이 17%에 그쳤다. 한은 정정호(鄭政鎬)경제통계국장은 “기업의 수익성이 좋아졌지만 영업외적인 요소가 커서 엄밀한 의미에서 수익기반이 강화되었다고 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아직도 요원한 수익경영〓국내기업들의 차입금 의존도는 42.8%로 미국(26.5%) 일본(33.7%) 대만(25.3%)에 비해 여전히 높은 수준. 이에 따라 영업이익률은 6.6%로 1000원 어치를 팔아 66원의 이익을 냈지만 금융비용 등으로 49원을 과도하게 지불해 최종 경상이익은 17원에 그쳤다. 총자산에서 유형자산이 차지하는 비율은 43.8%로 미국 27.6%, 일본 31.6%에 비해 여전히 장치산업 비중이 높아 특허권 기술 등 무형자산이 주도하는 디지털경제 진입은 선진국에 비해 다소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박현진기자> witn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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