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원자재-엔화 뜀박질]국내 파장 긴급 점검

  • 입력 1999년 9월 27일 18시 44분


환란 이후 한동안 잊고 지냈던 물가상승 압력이 연말 우리 경제의 새 복병으로 등장했다.

국제원유가격의 급등과 함께 최근 국제원자재가격과 근로자임금, 수입자본재가격이 동반 오름세를 보이면서 경제전반에 비용상승(cost push)인플레현상이 가시화하고 있다.

여기에다 통화당국이 경기회복과 구조조정을 위해 통화공급을 크게 늘린 상황이어서 수요견인(demand push)인플레 압력이 점점 커지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국제유가상승분은 국내소비자값에 즉각 반영하여 시장충격을 줄이고 공공요금인상은 최대한 억제하는 등 종합적인 물가안정대책에 착수했다.

특히 인플레압력이 가시화할 경우 내년도 경제운용기조를 현재의 경기부양형에서 안정형으로 바꾸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재정경제부는 27일 비용상승 인플레이션이 우려됨에 따라 전화요금 의보수가 우편요금 등 유가상승과 무관한 공공요금의 인상을 가급적 억제하고 전기 버스 철도요금 등도 최대한 억제하기로 방침을 세웠다.

유가의 경우는 올들어 8월말까지 배럴당 20달러까지 인상분을 이미 소비자가격에 반영한 데 이어 추가상승분도 월별로 소비자가격에 즉시 반영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나프타 전기동 알루미늄 등 국제원자재의 오름세에 대비해 비축물량을 최대한 확보하는 한편 자원외교를 강화하여 중장기적 공급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재경부는 또 내년도 거시경제운용에서 물가안정에 역점을 두기로 했다. 재경부에 따르면 산유국들의 감산조치로 공급물량은 줄어드는 가운데 겨울철 수요가 증가하면서 유가상승세가 불가피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또 엔화강세로 인해 일본에서 수입하는 자본재와 부품가격이 오르면서 물가불안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재경부는 엔화강세→경상수지흑자 확대→달러값 하락→수입물가 하락 등의 요인이 있기 때문에 엔화강세가 물가상승을 부추긴다고 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임규진기자〉mhjh22@donga.com

▼비용상승 인플레이션이란?▼

임금 원료대금 금리 등이 인상돼 생산비용이 상승하면서 물가가 오르는 현상. 73∼74년의 석유값 인상으로 수입원자재값이 폭등하면서 국내물가가 오른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최근 국제원유값 상승세가 계속될 경우 비용상승 인플레가 우려된다. 이와 대비되는 현상은 경기회복에 따라 수요가 늘어나면서 가격이 오르는 수요초과(demand―pull) 인플레이션.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