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구조 악화 『임시직이 상용직보다 많다』

  • 입력 1999년 7월 12일 19시 25분


올 4월부터 임시직과 일용직 근로자 수가 상용직 근로자 수보다 많아지는 등 외환위기 이후 불어닥친 극심한 취업난과 함께 고용구조가 갈수록 취약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한국은행이 5월중 고용동향을 분석한 결과 총 취업자 2030만1000명 가운데 고용계약 기간이 1년 이상인 상용근로자는 595만8000명으로 전체의 29.3%를 차지했다.

이는 상용직과 임시 일용직 근로자 수에 대한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9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

작년 5월 650만5000명(32.2%)이던 상용근로자 수는 1년 사이에 54만7000명(2.9% 포인트)이나 줄었다.

95년 36.3%까지 올랐던 상용근로자 비중은 △96년 35.5% △97년 33.9% △98년 32.3% 등 줄곧 30%대를 유지해오다 올 4월 29.8%로 사상 처음 20%대로 떨어졌다.

반면 고용계약 기간이 1개월 이상 1년 미만인 임시직 근로자와 1개월 미만인 일용직 근로자 비중은 작년 5월 28.5%(575만6000명)에서 올해 5월엔 32.5%(658만9000명)로 높아졌다.

임시 일용직 근로자 비중이 상용직 근로자 비중을 앞지른 것은 4월(2.2%포인트)이 처음이었으며 5월엔 그 차이가 3.2% 포인트로 더 벌어졌다.

한은은 “2월 한때 8.7%까지 치솟았던 실업률이 5월들어 6.5%로 낮아졌고 주당 36시간 미만 취업자 비중도 다소 하락했지만 고용구조의 불안정성은 오히려 더 심각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상용근로자 비중이 낮아진 것은 최근 정부의 공공사업에 동원되는 근로자가 대부분 일용직인데다 외환위기 이후 기업들의 고용패턴이 정규직 위주에서 임시 일용직을 선호하는 쪽으로 바뀌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은 관계자는 “기업들이 구조조정 과정에서 상용직 근로자를 우선적으로 해고한 뒤 빈 자리에 임시직이나 일용직을 채용한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박원재기자〉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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