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현주소/증시 어디로 가나?]

  • 입력 1999년 5월 16일 20시 04분


2월말 이후 주가는 490선에서 810선까지 가파른 상승세를 타다가 장기금리가 오름세로 돌아서면서 730선으로 다시 밀린 상태.

단기급등을 가능하게 한 결정적 재료는 바로 ‘초저금리 기조’. 그러나 5월들어 한은총재 등의 언급으로 ‘금리가 바닥에 왔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증시로 쇄도하던 시중자금의 유입속도가 주춤해지고 있다.

특히 올들어 ‘한국주식’을 적극적으로 매입하던 외국인들도 보유주식을 팔아 이익을 실현하는 데 치중하는 모습이다.

대신경제연구소 박만순(朴萬淳)수석연구원은 “풍부한 유동성에 근거한 지수 상승은 장기금리의 오름세로 일단 제동이 걸렸으며 상반기 종합주가지수 고점은 일단 810선으로 봐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동안 주가가 조정다운 조정을 거치지 못하고 급등세를 이어가자 증시주변에서는 ‘과열’논란이 거셌다.

정부도 딜레마에 빠져있다. 단기급등을 방치하자니 부작용이 걱정이고 그렇다고 섣불리 개입했다가는 모처럼 살아나는 증시에 찬물을 끼얹어 더 큰 부작용을 가져 올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 이에 따라 당국자마다 하는 말이 달라 주식시장은 당국자의 말 한마디에 주가가 폭등과 폭락을 거듭해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증권전문가들은 “정부가 성공적인 기업 구조조정과 소비 및 투자회복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토대를 굳건히 다지기위해 속도조절 차원에서 ‘언급’한 것”이라며 주가하락보다는 상승쪽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

하지만 단기적으로는 단기급등 이후 지루한 조정국면이 펼쳐질 것으로 보는 분위기가 우세하다. 이런 추세는 유상증자가 대거 몰려있는 6월까지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박연구원은 “현재의 경기회복 양상은 주로 재고조정과 소폭의 내수증가에 힘입은 바 크다”며 “조정과정을 통해 매도물량을 소화하는 가운데 수출 및 투자회복이 가시화되면 재차 강한 반등세로 돌아설 것”으로 내다봤다.

〈이강운기자〉kwoon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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