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작년적자 14조 사상최대…금감원 집계

  • 입력 1999년 1월 11일 19시 28분


지난해 국내 시중은행과 지방은행들의 적자 합계가 사상 최대규모인 14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11일 집계됐다.

은행들이 금융감독원에 보고한 98회계연도 결산 결과에 따르면 11개 시중은행(합병은행은 1개로 간주)은 지난해 총 11조5천억원의 적자를, 8개 지방은행은 총 2조4천억원의 적자를 낸 것으로 집계됐다.

은행들 전체로는 △95년 8천6백억원 △96년 8천4백억원의 흑자를 낸 뒤 97년 사상 최대규모인 3조9천1백억원의 적자를 냈으나 작년엔 97년의 3.6배에 이르는 초대형 적자를 낸 것.

국제통화기금(IMF)관리체제를 맞아 종전과는 다른 국제기준에 따른 결산을 한 것이 초대형 적자의 주된 원인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작년 결산과정에서 부실을 대부분 털어냈기 때문에 99회계연도에는 대규모 흑자를 낼 것으로 은행들은 기대하고 있다.

▽적자팽창 배경〓적자규모가 크게 늘어난 것은 건전성기준을 강화했기 때문. 예컨대 종전에는 6개월 이상 연체된 대출에 대해 못받을 경우에 대비해 원리금의 20%까지 대손충당금을 쌓아두었다. 그런데 작년부터는 3개월 이상 연체여신도 대상에 포함시키는 등으로 대손충당금 규모가 급증했다.또 부실채권 역시 절반도 안되는 가격에 성업공사에 사실상 반강제적으로 매각했기 때문에 매각손실이 커졌다.

▽우량은행의 전략적 결산〓신한 국민 한미 하나은행 등 우량은행들은 올해 결산에서 흑자를 줄이는 이른바 ‘전략적 결산’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순이익을 냈다.

하나은행의 경우 금융감독원이 규정한 결산기준보다 더 강화된 기준으로 결산을 했는데도 1천1백억원이 넘는 순이익을 냈다.

신한은행은 올해말까지 쌓으면 되는 신탁부문 대손충당금을 지난해말 기준으로 모두 쌓은 후에도 5백80억원의 흑자를 냈다.

주택은행은 향후 예상손실을 최대한 반영해 작년치는 적자를 냈지만 올해 흑자경영의 토대를 마련했다.

▽올해 흑자전망 이유〓시중은행들은 올해 흑자규모를 은행별로 2천억∼6천억원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이 규모는 IMF자금지원 이전의 2∼3배 수준.

이같은 전망은 지난해 부실을 최대한 털어낸데다 은행권 전체로 3만9천여명이나 감원하는 등의 구조조정 효과가 기대되는데 따른 것이다.

〈이용재기자〉yj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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